- 파키스탄 '안전 불감증' 대형 사고
경찰 제재에도 수백명 몰려들어… 주민이 핀 담배가 화재 원인인 듯
사고 유조차는 이날 오전 6시쯤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펀자브주 주도인 라호르로 향하다 물탄시(市)에서 남서쪽으로 100㎞ 떨어진 바하왈푸르 지역 고속도로에서 갑자기 중심을 잃고 전복됐다. 이 사고로 차량에 실렸던 기름 약 4만L가 쏟아졌다. 인근 람잔푸르 조야 마을의 이슬람 사원은 확성기를 통해 "유조차 전복으로 기름이 유출되고 있다"는 경고 방송을 했다.
25일(현지 시각)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州) 바하왈푸르 고속도로에서 유조차가 전복된 뒤 대형 화재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진화 작업을 하고 있다. /신화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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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방송을 들은 마을 주민들은 대피하는 대신 흘러나온 기름을 가져가기 위해 통을 들고 현장에 모여들었다. 일부 주민은 오토바이를 타고 와 유조차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자신의 오토바이에 넣기도 했다. 현장 구조대원은 "경찰이 주민 접근을 막으려 했지만, 수백명이 한꺼번에 모여든 탓에 제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로이터통신은 목격자들을 인용해 "주민들이 모인 지 45분 만에 갑자기 폭발음과 함께 화염이 치솟았다"고 전했다. 이 폭발로 주민들이 타고 온 오토바이 75대와 인근에 있던 자동차 6대 등이 불탔다. 목격자들은 "현장에 몰렸던 일부 주민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고 했다. 파키스탄 경찰 당국도 "초기 조사 결과, 누군가 버린 담배꽁초 때문에 불이 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부상자 중에는 심한 화상을 입은 사람이 많아 사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응급구조대 책임자인 리즈완 나세르는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 대부분이 온몸에 70% 이상 화상을 입었다"고 했다. 일부 사망자는 불에 심하게 타 신원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파키스탄 당국은 사망자 신원 확인을 위해 DNA 확보에 나섰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양승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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