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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건강한 가족] 약물·수술로 정자의 질 개선 자연 임신 능력 회복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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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율 현미경 이용해 수술

늘어난 고환 정맥 제거

환자 60~80% 가임력 향상

강남차병원 남성 난임 극복법 난임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6년 난임으로 진단·치료를 받은 21만9110명 중 6만1903명이 남성이었다. 남성 난임 환자의 92.4%는 30·40대였다. 2012년 4만1979명에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지속 증가 추세다. 나이가 들면서 정자의 질이 서서히 떨어진 데다 흡연·음주·스트레스 등으로 생식능력이 나빠진 탓이다. 남성의 가임력을 회복해 자연 임신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강남차병원과 함께 남성 난임의 원인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봤다.

나이가 들면 남성도 가임력이 줄어든다. 이런 경우 자연 임신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인공수정·시험관아기 시술을 시도해도 임신 성공률이 떨어진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송승훈(비뇨기과) 교수는 “생식세포(정자·난자)가 건강해야 수정·착상이 순조롭게 이어져 임신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성 난임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중앙일보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송승훈(왼쪽)·김동석 교수가 정액검사 결과를 두고 난임의 원인과 향후 치료법을 논의하고 있다. 프리랜서 송경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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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혼·흡연·음주·스트레스로 가임력↓


남성 난임의 원인은 크게 네 종류다. 첫째는 건강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정자 형성장애다. 남성 난임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정자는 열에 약하다. 올챙이 모양의 정자는 고환에서 만들어져 지름 0.5~1㎜, 길이 50㎝ 정도의 좁고 기다란 정관을 지나 배출된다. 정관과 연결된 고환은 심부 체온보다 약 3~4도 낮다. 그런데 고환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확장(정계정맥류)되면 혈액이 고여 고환 주변 온도가 높아진다. 결국 정자가 만들어지거나 이동할 때 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정자 생산율이 떨어진다. 정자의 질(운동성·형태·개수)도 나쁘다. 예컨대 더운 날 마라톤을 하면 선선한 날에 뛰는 것보다 기록이 뒤처지는 것과 비슷하다. 송 교수는 “정계정맥류는 정자의 질을 30%가량 떨어뜨려 임신 성공률을 끌어내린다”며 “늘어난 정맥을 제거하면 1년 뒤 자연 임신율을 40% 정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둘째는 정자 이동장애다. 부고환이나 정관에 염증이 생겨 정자가 이동해야 하는 통로가 막힌 상태다. 피임을 위해 정관수술을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막힌 부위를 제거하고 정상적인 통로끼리 이어주는 수술을 받으면 곧바로 가임력을 회복할 수 있다. 다만 막힌 부위가 길면 수술이 어려워 인공수정이나 시험관아기 시술을 고려해야 한다.

셋째는 정액을 생산하는 전립샘·정낭의 기능이 떨어지는 부성선 기능장애다. 정액 중 정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 내외고, 나머지는 정자 이동을 돕는 영양·완충 물질이다. 이 물질이 있어야만 정자가 난자로 이동할 수 있다. 전립샘·정낭 안쪽에 물혹이 생기면 원래 1.5ml 이상인 이 물질의 양이 0.1ml로 줄어든다. 다행히 물혹을 제거하면 회복할 수 있다.

마지막은 성 기능 장애다. 발기부전이 대표적이다. 젊은 나이에 당뇨병·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이 늘면서 성 기능 장애로 진단받는 환자도 많아졌다. 특히 당뇨병은 혈관 건강을 악화시켜 발기 자체를 어렵게 한다.

남성 난임은 비교적 간단한 신체검사·정액검사로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신체검사에서는 정자를 만드는 생식기(고환·부고환)를 살펴본다. 정자의 질을 떨어뜨리는 정계정맥류를 확인할 수 있다. 신체 구조상 왼쪽 고환에 흔하다. 가만히 서 있을 때 울퉁불퉁한 정맥이 만져지거나 보이면 정계정맥류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정액검사는 일정량의 정액을 추출해 정액의 양은 물론 정자의 수·운동성·모양·생존성 등을 측정한다. 다만 당일의 몸 상태나 채취 방법 등에 따라 정액검사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정관복원술로 임신 성공률 4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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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차병원은 일차적으로 남성의 가임력 회복을 목표로 치료한다. 남성은 난임의 원인을 적절히 치료하면 생식능력을 되살릴 수 있다. 인공적으로 정자를 채취하지 않아도 돼 난임 남성의 심리적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인공수정·시험관아기 시술 없이 자연적으로 임신이 가능해 부부가 겪는 시간적·경제적 부담도 덜하다.

남성 난임은 약물·수술 요법으로 치료한다. 약물치료는 신체 내적인 이유로 정자의 상태가 나빠진 것을 보조적으로 개선한다. 정액에 염증 세포가 많이 섞여 있거나 정자를 만드는 뇌하수체호르몬이 부족해지면 전반적으로 정자의 질이 나쁘다. 발기부전·조루 등 성 기능 장애도 약으로 치료한다.

수술적 치료는 생식세포를 생산·배출하는 데 방해가 되는 물리적 요소를 제거해 정자의 질을 개선한다. 정자가 만들어지는 고환의 환경을 개선하거나 막혀 있는 정관을 뚫어주는 식이다. 강남차병원은 최신 의료장비, 숙련된 남성 난임 전문 의료진, 산부인과 연계치료 등을 활용해 남성 난임 치료 수준을 높이고 있다.

원래 생식기 주변 혈관이나 정관은 가늘고 복잡하게 얽혀 있다. 정관의 두께는 0.5~1㎜에 불과하다. 막힌 부위를 자르고 다시 연결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까다롭다. 워낙 미세해 일반 현미경 배율로는 조작하기 어렵다. 강남차병원에서는 15배 이상 확대가 가능한 고배율 현미경을 이용해 수술한다. 강남차병원 여성의학연구소 김동석(비뇨기과) 교수는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남성의 가임력을 끌어올려 준다”고 말했다.

강남차병원에 따르면 수술로 늘어난 고환 정맥을 제거했을 때 난임 남성의 60~80%는 자연 임신이 가능할 정도로 정액의 질이 좋아진다. 막힌 정관을 다시 연결하는 정관복원술 역시 자연 임신율을 40~70%까지 끌어올린다. 숙련도 높은 의료진도 임신 성공률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한다. 남성 난임만 전문으로 진료한다. 강남차병원은 난자에 정자를 직접 넣는 정자직접주입술에 국내 최초로 성공하는 등 난임 치료에서 풍부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남성 난임 치료로도 가임력 회복이 불가능한 때에는 자연 임신이 어렵다. 인공수정·시험관아기 시술 여건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강남차병원은 산부인과와 긴밀한 연계를 통해 방법을 찾는다. 빈약한 정자 중에서도 건강한 정자를 엄격하게 선별·채취한 다음 바로 인공수정을 진행한다. 송 교수는 “난임 남성의 정자는 얼렸다 녹이면 건강한 정자의 양이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며 “따라서 산부인과의 협조를 통해 임신 성공률을 높인다”고 말했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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