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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똑같이 목숨을 바쳤는데..." 한국전쟁 보상금 차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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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꼭 67년 되는 날입니다.

나라를 지키던 아버지를 잃은 유족들은 여전히 아픈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국가로부터 받는 보상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더욱이 이 얼마 되지도 않는 보상금을 놓고 정부가 차별 대우까지 하면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차정윤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3살 때 전쟁터에 나간 아버지를 잃은 이강현 씨는 해마다 6월 25일이 돌아오면 무거운 발걸음으로 현충원을 찾습니다.

"어머니 아버지. 아들 왔어요."

12살부터 고된 일을 하며 가장을 대신해 온 이 씨는 지난 2002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난 뒤 국가로부터 받던 미망인 지원금마저 끊겼습니다.

1년 전부터 유자녀들을 위한 보상금을 받기 시작했지만, 한 달에 고작 11만 원 남짓이 전부입니다.

[이강현 / 6·25 전몰군경 유자녀 : 아버지 목숨값이 11만4천 원이 뭐에요. 목숨값이 그것밖에 안 됩니까. 우리 나이가 70이 넘었는데 살면 얼마나 삽니까.]

국가보훈처는 지난 1998년 수당 제도를 마련할 당시 1997년 말까지 미망인이 숨진 유자녀만을 지원했습니다.

부당한 차별이라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지난해 7월부터 뒤늦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유가족에게도 보조금이 지급됐지만 기존의 1/10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이처럼 부당한 대우를 받는 전몰군경 유자녀 만 2천여 명은 평균나이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1인 시위로, 때로는 천막 농성으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화룡 / 6·25 미수당 유자녀회 회장 : 형평성에 맞는 법의 취지에 맞게 저희를 대접해 달라는 게 아닙니다. 우리 아버님들에 대한 명예, 우리가 그 명예를 회복시켜달라는 그 얘깁니다.]

국회에서도 유자녀들의 수당을 66만 원까지 올리도록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1년 가까이 표류 중입니다.

보훈처 역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큰 진전은 없습니다.

[국가보훈처 관계자 : 작년에 처음 시작되다 보니깐 바로 올리긴 어렵고, 점차 그분들 수준을 적정수준으로 추가 인상하려고 하는 거죠.]

근거 없는 기준으로 인한 보상금 차별이 전쟁으로 상처받은 유자녀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YTN 차정윤[jych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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