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친환경·경제성 ‘OK’… 하이브리드차 뜬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수입·국산차 모두 꾸준한 성장세 /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여전히 태부족 /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반사 효과’ / 토요타·혼다 등 일본차 시장 주도속 대·기아차 전용모델 내세워 맞불 / 2017년 4월까지 수입차 6414대 팔려 70%↑ / 국산 준대형급 그랜저·K7 등 선전 / 업계 2017년내 판매량 2만대 돌파 예상

내연기관 차에서 전기차로 가는 중간단계에 놓인 하이브리드차(HEV)의 인기가 뜨겁다. 부족한 전기차 충전소 인프라 문제 등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하이브리드차가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은 것이다. 일본차 중심의 수입 하이브리드차 시장은 전년 대비 70%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국산도 준중형 차급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키우고 있다.

세계일보

현대차 그랜저IG 하이브리드


◆수입차도 국산차도 ‘하이브리드’가 대세

2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월 신규 등록된 79만2275대 중 하이브리드차 비중은 3.65%로 지난해(3.4%)보다 높아졌다.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인한 반사효과, 친환경에 대한 인식과 경제성, 수입차에 의존하던 하이브리드차 시장에 국산 모델이 대거 등장한 점 등이 인기요소로 풀이된다.

세계일보

기아차 K7하이브리드


이에 기반해 선택의 폭이 확대됐다. 그동안 하이브리드차 시장을 이끌어 온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차량에 맞서 현대차 아이오닉, 기아차 니로 등 전용모델을 비롯한 국산차들의 활약이 돋보인다. 올 1월부터 5월까지 수입 하이브리드차의 누적 판매량은 8000여대, 같은 기간 국산 하이브리드차는 1만9000여대를 기록했다.

국산차는 전용모델인 아이오닉, 니로뿐 아니라 현대차 신형 그랜저, 기아차 K7 등 다양한 차급에 하이브리드 모델이 포진하게 됐다.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라인업은 9개로 렉서스 포함 10개 모델을 판매 중인 토요타와 비슷한 수준이다. 국산차들은 비슷한 연비와 동력 성능에도 수백만원대 더 저렴한 가격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지배력을 키우는 상황이다. 아이오닉(2590만원)과 프리우스(3920만원), 쏘나타(3501만원)와 캠리(4040만원) 등 비슷한 차급에서 500만∼1400만원의 차이가 난다.

세계일보

배기량 2000㏄대 초반인 준대형급에서는 하이브리드차의 선전이 더욱 뚜렷하다. 그랜저IG, K7 등 신차 효과가 컸다. 지난달 준대형급 하이브리드 모델 국내 판매량은 2291대로 작년 같은 달(742대)보다 세 배가량 늘었다. 올해 누적(1~5월) 판매량은 6560대로 전년 동기(4191대) 대비 56.5% 증가했다. 업계는 올해 준대형급 하이브리드 판매량이 2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세계일보

수입차도 마찬가지다. 올 들어 4월까지 판매된 하이브리드 차량은 총 6414대로 같은 기간 3774대였던 전년 동기 대비 70% 증가했다. 수입차 내 점유율도 8.6%로 상승, 연료별 점유율 두 자릿수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이 시장을 이끄는 일본차는 전년 대비 3.4%포인트 상승한 16.7%의 점유율을 보였다. 전체 판매량 1만2518대 중 약 절반을 하이브리드 모델로 판매했다. 혼다는 전년 대비 47.8% 늘었고, 토요타 42.9%, 렉서스 42.5%, 닛산 17.8% 등 순으로 성장했다.

세계일보

2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이사가 하이브리드차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제공


◆대중적인 친환경차, 미래도 밝다


전문가들은 친환경 요소와 경제성을 겸비한 하이브리드차의 장점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전기를 따로 충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완전한 전기차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편리한 점이다.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갖춘 하이브리드차는 내연기관이 비효율적으로 움직일 때 전기모터가 보충하는 원리로 연비를 높인다. 정부 보조금에 높아진 연비로 얻는 경제성이 더해지는 것. 환경부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량 97g/㎞ 이하인 중소형 모델을 구입하면 정부보조금 100만원과 최대 310만원의 세금감면이 지원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가 21일 마련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 포럼에서도 그 중요성이 역설됐다. 전기차로 이어지는 친환경차 시장의 과도기뿐 아니라 미래에도 정체성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한양대 허건수 교수(미래자동차공학)는 “아직 하이브리드 자동차만큼 일반에게 다가온 친환경 자동차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시장을 20년째 선도하고 있는 토요타의 아베 시즈오 상무이사는 “현존하는 자동차의 모든 동력을 전기로 바꾸려면 전력생산 능력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이를 고려하면 100% 전환은 어렵다”면서 “하이브리드차는 계속 존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하이브리드차의 연비와 친환경에만 관심을 두는데 사실 정숙성과 운전의 즐거움 등 다양한 매력이 존재한다”며 “최근 렉서스가 선보인 LC500h의 경우 V6 엔진과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결합해 V8 엔진 이상의 출력과 효율성의 공존을 선보였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 90개국에서 하이브리드 모델 33종을 판매 중인 토요타는 지난 1월 글로벌 누적 판매대수 1000만대를 돌파하며 하이브리드 강자의 저력을 증명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