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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심상찮은 유가하락세… 한국경제 돌발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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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유 배럴당 44.17달러 / 한 달 사이 12% 가까이 급락 / 美산 셰일오일 생산 증가 탓 / 겨우 살아난 수출 악영향 우려

세계일보

최근 국제유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유가 하락은 산유국 경기 부진 등으로 이어져 수출을 둔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다. 수출이 경제 회복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어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25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23일 배럴당 44.17달러를 나타냈다. 지난해 11월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지난달 말 50.09달러에서 이달 들어 11.8%나 급락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브렌트유는 배럴당 44.82달러,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2.5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브렌트유는 지난해 11월 이후, WTI는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지난 1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비회원 산유국들이 원유 감산에 들어가며 50달러를 웃돌던 국제유가가 감산 이전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 증가가 꼽힌다. 유가가 50달러대로 올라서자 업체들이 셰일오일을 증산하기 시작했다. 또 리비아와 나이지리아 등 감산 면제를 산유국들도 예상 이상의 양을 생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일보

유가가 내려가면 수출 부진 우려가 커진다. 원유를 사들인 뒤 가공해 되파는 무역거래를 많이 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유가가 올라야 수출가격 상승으로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또 총수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산유국 및 신흥 자원국 경기도 유가에 영향을 받기에 유가가 50달러 이상으로 유지돼야 현재의 수출 호황을 지켜나갈 수 있다. 유가 하락은 물가하락도 부추긴다. 정부의 통신요금 인하, 실손보험료 인하 등으로 가뜩이나 물가상승 압력이 약해진 가운데 저유가 추세가 이어지면 한국은행의 물가목표치인 2%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

수출 부진과 물가 하락은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우리나라도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해야 하는 시점에서 운신의 폭을 좁힌다. 최근 ‘금리인상 깜빡이’를 켰던 이주열 한은 총재가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하반기 경제 하방 리스크로 유가 변동을 언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유가 하락은 원자재 수출국 등을 어렵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신호는 아닌 것 같다”면서 “결국 우리나라나 미국이나 금리 인상 속도를 낮추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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