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오!쎈人] ‘야구 DNA’ 최정-최항, 형제는 용감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OSEN=인천, 김태우 기자] 꿈에도 그리던 순간이었다. 리그의 몇 안 되는 SK의 형제 선수들인 최정(30)과 최항(23)이 같이 그라운드에 섰다. 그리고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형제의 위력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SK는 2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kt와의 경기를 앞두고 최항을 1군에 등록했다. 지난해 군 복무를 마친 최항은 올해 퓨처스리그(2군)에서 팀 내 최고타자로 맹활약했고, 1군 코칭스태프도 ‘1군 투어 프로그램’을 통해 최항의 가능성을 눈여겨본 끝에 1군 등록을 결정했다. 최항의 데뷔 후 첫 1군 등록.

최항은 SK의 간판스타 최정의 막내동생으로 일찌감치 유명세를 탔다. 최항은 그런 최정을 “자신의 롤 모델”이라고 부른다. 집에서는 든든한 형이자, 야구장에서는 든든한 멘토인 것이다. 최항은 그런 최정과 한 그라운드에서 뛰는 것을 항상 그려왔다고 말했다. 그리고 예상보다 기회가 일찍왔다. 최항은 이날 등록되자마자 곧바로 선발 1루수로 나섰다. 파격적인 기용이었다.

형 최정은 선발 3루수, 동생 최항은 1루수로 나란히 마주 섰다. 형제 선수가 같은 소속팀으로 경기에 나란히 선발 출전한 것은 1993년 9월 22일 대전 LG전에서 당시 빙그레 소속이었던 지화동(9번 2루수)과 지화선(2번 우익수) 이후 무려 8677일 만에 처음이었다. 최항이 1루수라 최정의 공을 자주 받는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형제는 이날 좋은 활약을 펼치며 집안의 ‘야구 DNA’를 과시했다. 시작은 썩 좋지 않았다. 1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최항이 정현의 평범한 뜬공을 놓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 이를 반대편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최정의 얼굴에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이 실책 이후 김태훈이 3실점(비자책점)을 허용해 최항의 마음도 무거울 법했다. 야구장에서는 동료지만 그래도 친형의 피가 흐르는 최정의 심기가 편할 리도 없었다.

하지만 그 후로는 좋은 활약을 팀에 힘을 불어 넣었다. 최항은 1-4로 뒤진 2회 2사 2루에서 1군 첫 타석을 가졌다. 긴장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kt 외국인 선수 돈 로치의 초구 147㎞ 투심패스트볼을 제대로 받아쳐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다. 첫 타석에서 안타, 타점을 기록한 것. 이어 김성현의 우전 적시타 때는 홈을 밟아 첫 득점도 기록했다.

형의 자존심을 세우기라도 하듯 최정은 3-4로 뒤진 3회 선두타자로 나서 로치의 147㎞ 투심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리그 홈런 선두인 최정의 시즌 26호 홈런. 형제가 로치의 똑같은 구종, 구속의 공을 공략해 나란히 타점을 올린 것이다. 팀도 김성현의 9회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거둬 형제로서는 어찌됐건 잊지 못할 하루였다.

경기 후 최항은 "시작부터 수비에서 실수가 나와 사실 불안감을 든 것이 사실이다. 비록 타석에서 타점과 득점을 만들었지만 수비 실수에 대한 부분이 머리에 계속 남아있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 팀이 승리해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최정도 "동생이라기보다는 똑같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형제가 같이 나와 팀이 이기니 너무 기분이 좋다. 이제 막 시작했으니 동생이 SK를 대표하는 선수로 커줬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skullboy@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