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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대혼전` 뚫고…황중곤 마지막에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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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회 KPGA선수권대회서 짜릿한 역전우승

매일경제

황중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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챔피언조가 9번홀을 끝냈을 때 공동 선두만 7명이었다. 여기에다 선두와 3타 차 이내 선수들까지 합하면 우승 가능한 후보가 무려 17명이나 됐다. 그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짙은 안개를 뚫고 정상에서 환하게 웃은 주인공은 황중곤(25·혼마)이었다.

황중곤은 25일 경남 양산 에이원 골프장(파72·6988야드)에서 끝난 제60회 KPGA선수권대회(총상금 10억원) 최종일 경기에서 이글 1개, 버디 4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기록해 합계 20언더파 268타로 짜릿한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2014년 8월 매일유업오픈 우승 이후 2년10개월 만에 찾아온 정상이다.

황중곤은 올해 GS칼텍스매경오픈과 SK텔레콤오픈에서 공동 8위에 오른 뒤 올해 세 번째 '톱10'을 우승으로 장식했다. 우승상금은 2억원.

'공부벌레' 같은 인상을 가진 황중곤은 국내 골프팬에게 그리 알려진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일본프로골프 무대에서는 3승을 거둔 중견급이다.

프로골퍼 생활도 일본에서 먼저 했다. 2009년 17세의 나이로 KPGA 프로(준회원) 선발전과 투어프로(정회원) 선발전을 잇달아 통과한 황중곤은 KPGA 코리안투어로 가는 마지막 관문인 퀄리파잉토너먼트 예선전에서 탈락하면서 일단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2011년 일본에서 먼저 투어 생활을 시작한 황중곤은 데뷔 첫해 미즈노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고, 2012년에는 카시오월드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일본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황중곤은 2014년 매일유업오픈에서 국내 첫 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15년 카시오월드오픈 우승을 끝으로 오랫동안 정상에 서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중반 샷을 하다가 오른쪽 손목의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 탓에 힘겨운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올 시즌 JGTO 파나소닉 오픈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에 나섰다가 최종일 부진으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던 황중곤은 이번 우승으로 전환을 맞을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황중곤은 5년 시드를 주는 대회 우승컵을 차지하고 싶다는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군입대를 준비하는 황중곤으로서는 제대 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치열한 승부는 마지막 홀까지 이어졌다. 17명 우승 후보들이 하나둘씩 떨어져 나가면서 마지막까지 우승컵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는 황중곤과 이형준(26·JDX), 박은신(27) 정도였다.

3홀을 남겨두고 2타 차 선두에 나섰던 이형준은 16번홀(파4)에서 티샷을 OB(Out of Bounds) 구역으로 보내면서 보기를 범한 데 이어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도 3퍼트로 1타를 잃어 다 잡은 우승을 날려버렸다.

반면 황중곤은 17번홀(파3) 2m 버디 퍼팅으로 공동 선두에 나섰고 이형준의 18번홀 보기로 자연스럽게 단독 선두에 오른 뒤 마지막 홀을 파로 마무리하면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결국 이형준은 김기환과 함께 19언더파 269타로 1타 차 공동 2위로 대회를 마쳤고, 올해 한국오픈 우승자 장이근은 1971년 한장상 이후 46년 만에 같은 해에 한국오픈과 KPGA 선수권을 석권하는 대기록에 도전했으나 공동 6위(합계 17언더파 271타)에 만족해야 했다.

전날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던 이동하(35)는 이날 5타를 잃고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양용은(45) 등과 함께 공동 20위에 머물렀다.

[오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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