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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에디킴, '월간에디킴'을 꿈꾸는 음악 베짱이(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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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가수 에디킴이 최근 한국일보닷컴과 인터뷰를 가졌다.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수 에디킴은 스스로 베짱이가 아니라고 했지만 음악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태도와 즐기는 자세는 베짱이를 닮았다. 1년의 공백을 깨고 돌아온 그의 노래는 다양한 시도로 가득하다.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는 굳은 의지가 닫긴 곡이기도 하다.

신곡 '쿵쾅대'는 7, 80년대 소울 장르의 분위기가 묻어난다. 악기 구성 역시도 고전적이면서도 풍성하다. 익숙하지 않은 장르를 에디킴은 자신의 목소리로 녹여내며 대중적인 장르로 만들었다.

"2집 미니앨범이 마지막이었죠.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니에요. 그동안 피쳐링이나 콜라보 등을 선보였어요. 곡도 많이 만들었어요. 새로운 곡을 많이 만들었는데 제 딴에는 어떤 건 아쉽고, 또 어떤 곡은 저 혼자 듣기만 좋더라고요. 그렇게 제 앨범이 나올 시기를 놓쳤는데 이번엔 벼르고 나왔어요. 앨범을 낼 수 있는 정도의 곡들이 준비돼 있는데 분위기나 색이 각각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싱글로 먼저 준비했어요."

에디킴은 '쿵쾅대' 발표 이후 차례로 준비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싱글 프로젝트를 구성 중이라는 그는 텀을 주지 않고 여러 곡을 선보인다. 흡사 '월간 윤종신'을 연상케 한다.

"연말 전까지 많은 곡을 들려드리려고요. 미니앨범일 수도 있고 싱글 연작이 될 수도 있죠. 목표는 '월간 에디킴'이에요. 저만의 느낌과 비주얼을 선보이고 싶어요."

앞선 트렌드의 음악을 선보일 법한 젊은 뮤지션이지만 에디킴은 소울 장르로 묵직한 직구를 택했다. 낯선 만남이지만 에디킴에게는 오히려 친숙하다.

"어릴 때부터 소울 장르를 즐겨들었어요. 곡이 나왔을 때는 대중성이 있을까 하는 걱정과 고민이 있었죠. 머릿속에만 있고 듣고 자랐던 노래고 이런 장르를 하게 될 줄도 몰랐어요. 진행하다 보니 소울 장르를 만났고 좋아하긴 해도 이해도는 부족했죠. 그래서 주변에 세션 연주자분들 중 소울 장르를 잘하는 분들과 합을 맞췄어요. 처음에는 도박 같은 시도였지만 결과는 만족스러웠어요."

에디킴은 앨범의 뮤직비디오와 앨범아트, 곡의 무드까지 전체적으로 프로듀싱했다. 세공하듯 심혈을 기울였고 원하는 느낌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첫눈에 반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요. 그런 감정을 쿵쾅댄다는 가사에 담았죠. 단어 같은 건 원래 노래 부를 때도 많이 신경 써요. 평소 잘 말하지 않는 문장이나 단어를 쓴 건 이 곡의 느낌과 가장 어울렸기 때문이에요."

'쿵쾅대'는 에디킴의 경험담일까.

"사실 전 첫눈에 반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중학교 때 한 번 있었나. 상상에 기초한 노래에요.(웃음) 사실 연애를 잘 못 하는 게 축구 좋아하고 게임 좋아하는 남자를 누가 좋아하겠어요."

에디킴의 노래는 유독 가사에 집중하게 된다. 단어의 맛을 살리고 운율을 신경 쓴다. 멜로디와 가사가 서로 끼치는 시너지가 대단하다.

"단어 선택이 저는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악기와 맞물렸을 때 좋은 단어가 있거든요. 의미상 이상하지 않다면 저는 발음하며 나오는 소리에 신경을 써요. 느낌이나 톤을 살려서 제 머릿속에 있는 걸 구체화 시키는 작업을 좋아해요."

오랜만에 선보이는 신곡이지만 대중성보다는 에디킴의 도전정신이 더 엿보였다. 좀 더 대중적인 음악을 하고 싶다는 유혹은 느끼지 않은 듯했다.

"차트를 봐도 대중적인 게 뭔지 모르겠어요. 제가 잘하는 걸 하는 게 대중적인 음악으로 가는 길 같아요. 지금 자신 있고 잘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에디킴 다운 노래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에디킴이 자신의 컬러를 지켜나갈 수 있는 데에는 소속사의 수장이자 선배인 윤종신의 신뢰가 주는 힘이 컸다.

"회사는 항상 아티스트 위주로 해줘요. 이런 회사가 어딨느냐고 할 만큼 뒷받침해주고 있죠. 윤종신 형님은 차트에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음악을 하라고 하세요. 음악이 오래가는 게 중요하다고 늘 말씀하시거든요. 대중적인 색을 찾다가 오히려 자기 색을 잃지 말고 자기 길을 가라고 해주셨죠."

윤종신의 절대적 신뢰를 받아서인지 에디킴은 조정치, 하림의 뒤를 잇는 윤종신의 新 음악노예 중 하나다.

"노예는 아직 아니죠. 노예였으면 좋겠어요. 음악노예라고 하시는 선배님들이 다 레전드시잖아요. 그 대열에 들면 좋겠죠. 사실 노예 생활을 아예 하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가까이서 함께하면 배울 점이 더 많아요."

최근 에디킴은 '복면가왕' 등에 출연했다. 그는 방송을 통해 더이상 '베짱이'라고 불리고 싶지 않다며 다양한 활동으로 대중을 찾겠다고 자신했다.

"'복면가왕'은 재밌는 무대였어요. '슈스케'처럼 우승을 꼭 목표로 한다기보다는 즐겼던 거 같아요. '베짱이' 이미지를 '복면가왕'에 출연한다고 벗을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색다른 경험이긴 했죠."

에디킴이 예능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로이킴, 정준영, 박재정, 씨엔블루 종현 등 또래 친구들이 함께 였기 때문이기도 했다. 음악적 유대감을 쌓으며 함께 성장하고 있는 이들이지만 에디킴은 음악이야기를 하는 친구들은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나이 또래도 비슷하고 다들 집에서 게임하면서 라면끓여먹고 수다떨면서 친하게 지내요. 음악 이야기를 진지하게 한 적은 별로 없는 거 같아요. 하하. 서로 자기 음악을 들려주기는 하는데 다들 디스하느라 바빠요. 그래도 앨범 나오면 가장 먼저 홍보해주고 조언도 해주죠."

피쳐링이나 콜라보로 함께 하고싶은 가수를 묻자 에디킴은 스스로가 일순위라고 했다. 베짱이같아보이지만 파고들며 확인한 에디킴은 완벽주의자에 가까웠다.

"여러 작업을 했어요. 물론 다른 가수분들과 피쳐링 작업도 했죠. 그 당시에 핫한 분들이나 핫한 노래를 만들기도 했지만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부족하면 안 냈어요. 당장보다는 10년, 20년 후를 바라보고 음악을 만들거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건 제 신념이에요."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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