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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엇갈린 ELS 시세조종 판결…모호한 헤지거래 규정 유사 사고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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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연계증권(ELS)의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법원과 검찰에서 상반된 결론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조차 명확히 유·무죄를 가르기 어려운 상황에서 ELS 헤지거래 규정조차 모호해 유사 사고를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IB업계와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SK증권 직원 A씨의 ELS 시세조종 의혹에 대해 지난 13일 불기소(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올해 1월 도이치은행의 ELS 시세조종에 대해서는 법원이 피해자들의 증권 집단소송에 사상 첫 승소 판결을 낸 것과 상반된다.

ELS 시세조종에 대한 사법당국의 결정이 엇갈리는 데는 ELS 헤지거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나 제재가 없다는 점이 문제로 꼽힌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2009년 ‘ELS 헤지거래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시행 중이지만 규정 대부분이 모호하고 선언적인 수준에 그쳐 시장 참여자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다.

△헤지거래라 하더라도 자연스런 시장수급에 의한 가격결정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최선의 주의를 다해야 한다 △헤지물량이 특정시기에 집중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운용계획을 수립하는 등 적절한 내부통제체제를 갖춰야 한다 등이다. △ELS 상환평가 가격을 내는 기준일에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금지’한다고 적시했으나 가이드라인에 그치다보니 구체적인 수치나 매매 양태 등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금융당국 조차 정상적인 ELS 헤지거래와 시세조종의 구분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K증권을 검찰에 통보한 금감원은 해당 ELS 만기 두달 전 기초자산 종목을 매도한 것을 녹인(Knock-in) 선 아래로 끌어내리기 위한 시세조종으로 판단했지만 검찰은 단순 헤지거래에 불과하다고 봤다.

한 증권사 준법감시인은 “금감원은 SK증권 직원을 검찰에 통보하면서 감봉 3개월 조치를 내렸으나 아직까지 회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형사처벌과 금융당국 제재가 별개임에도 아직까지 제재를 유예해 준 것을 보면 금융당국도 의혹에 확신을 갖고 있진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제가 비어있는 상황에서 ELS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은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조기상환이나 만기상환 조건 달성을 피하기 위해 기초자산 주가를 조작했다는 민원이 금감원에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출신인 황현일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는 “국내에서 주로 발행되는 ELS의 대부분은 헤지가 까다로운 ‘배리어 옵션’을 포함한다”며 “헤지거래가 시세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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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정다운 기자(gamja@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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