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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갑작스런 유가 급락, 한국경제 돌발악재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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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간 50달러대 유가, 6월 갑자기 40달러대로

한은, 유가 하락에 촉각…"경제전망에 반영할듯"

수출 악영향 우려…"30달러대 추가 하락시 쇼크"

이데일리

원유 시추.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회복 조짐을 보이던 우리 경제에 돌발악재가 나타났다. 이번달 국제유가가 갑자기 배럴당 40달러 초반대로 급락하면서 정책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유가 내림세가 수출 전선에 악영향을 줄 지가 주요 포인트다. 유가가 내리면 기업의 생산비용이 하락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가격이 하락해 수출이 둔화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실제 유가가 바닥을 쳤던 지난해 당시 수출도 고꾸라졌고, 우리 경제 전반이 둔화됐다.

◇한국은행, 국제유가 전망치 하향 고심

25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한은 조사국은 다음달(7월) 수정경제전망 때 올해 국제유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지 고심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4월 전망 때 “올해 국제유가는 배럴당 50달러 초중반대에서 등락할 것”으로 봤다. 원유도입단가의 경우 상반기 54달러, 하반기 51달러, 연간 53달러로 각각 내다봤다. 올해 1월 전망 때 연 51달러로 예상했다가, 3개월 만에 상향 조정했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이후 꾸준히 50달러대에서 움직였던 유가가 이번달 예상과 달리 갑자기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지난 23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배럴당 44.17달러까지 급락했다. 전날(43.50달러)보다는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이번달 1일(50.16달러) 이후 50달러대를 터치하지 못하고 있다.

한은 한 관계자는 “이번달 유가 급락이 일시적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게 고민거리”라면서 “상황을 더 지켜보고 하락세가 계속되면 7월 경제전망 때도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고위인사는 “이번달 들어 유가 흐름을 가장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국제유가의 변동성’을 유독 강조해 경제계와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시장은 일단 전세계적인 원유 공급 과잉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쪽에 분석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요가 부족하다기보다는 공급이 넘쳐 가격이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한 금융시장 인사는 “향후 국제유가 추이는 불확실한 게 너무 많다”면서 “최소한 40달러는 지지할 것이라는 게 대세론이지만 언제 또 30달러대로 내릴 지는 알 수 없다”고 했다.

이데일리

올해 3월 이후 두바이유 현물가격 추이다. 이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배럴당 50달러대에서 공고하게 움직이다가, 이번달부터 갑자기 40달러대로 하락하고 있다. 출처=마켓포인트


◇30달러대 추락하면…경기 악재 불가피

주목되는 점은 거시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이다. 특히 우리 경제를 이끌다시피 하고 있는 수출이 관심사다.

한 당국자는 “전례를 보면 유가가 오를 경우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이 많았다”고 했다. 최근 수출 증가세부터 유가 반등을 등에 업은 것으로 분석된다. 우리 수출은 지난해 12월(전년 동기 대비 6.3%↑) 이후 성장세가 본격화했는데, 이는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를 공고하게 유지하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산업계의 생산비용은 증가하겠지만, 그만큼 수출가격이 상승한 게 부정적인 영향을 상쇄하고도 남았다는 뜻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을 보면, 올해 1~4월 수출 증가율 16.8% 중 가격 상승에 따른 부분이 10.1%포인트로 나타났다. 가격이 올라 수출이 증가한 정도가 전체의 약 60%에 달했다는 것이다. 석유제품의 증가율(46.6%) 중 가격 비중은 거의 대부분인 46.2%포인트에 이르기도 했다. 백다미 선임연구원은 “하반기 수출은 상반기보다 상승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주열 총재가 “수출에 변화를 줄 수 있는 요인들을 지켜봐야 한다”며 그 중 하나로 유가를 언급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만에 하나 유가가 30달러대로 추가 하락하면 쇼크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현재 주요 연구기관들의 경제성장률 전망 전제치는 배럴당 50달러 초중반대다. 지난해 1분기처럼 30달러대 유가가 현실화하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40달러선을 재차 하회할 경우 전세계 경기 사이클에 둔화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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