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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드라마가 몰려온다] "최고의 콘텐츠는 드라마"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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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사 편성 확대·드라마 유통 경로 다변화 속 드라마 제작 러시

연합뉴스

tvN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김고은 공유
[tvN 제공]




[※ 편집자 주 = 채널과 플랫폼의 다변화로 콘텐츠의 힘이 갈수록 중요해지면서 드라마 제작 러시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수십년간 지상파 방송3사 중심이었던 드라마 시장은 케이블 채널의 약진으로 변화를 맞은 데 이어 웹 시장의 확대, 넷플릭스의 국내 진출 등으로 또다시 진동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 방송사의 힘겨루기와 엔터테인먼트업계의 생존 경쟁, 돈의 논리 등이 작용하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맞은 드라마업계의 상황을 조명하고 관계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3꼭지로 나눠 송고합니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금광을 찾아 떠나는 골드러시가 드라마계에서 진행되고 있다.

좁은 한반도에서 월화수목금토일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채널에서 드라마가 방송되고 있는데,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tvN과 JTBC가 드라마 편성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고, 인터넷과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가 가세하면서 드라마 노출 창구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국내에 국한되지 않는다. 플랫폼의 다양화를 타고 콘텐츠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세계적으로 드라마 제작 붐이 일어나고 있다. 한류가 세계로 퍼져나가는 데 일등공신이었던 한국 드라마는 새로운 시장 개척을 노리며 다시 한번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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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태양의 후예'
KBS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 (서울=연합뉴스) KBS 2TV '태양의 후예’ 메인 포스터. 2016.2.1




◇ 제2의 '도깨비', '힘쎈여자 도봉순'을 만들어라

언젠가부터 지상파 방송 3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tvN이 월화극, 주말극에 이어 수목극을 연내 신설할 계획이다. 일선에 복귀한 CJ그룹 이재현 회장이 콘텐츠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움직임과 보조를 맞춰, 드라마 콘텐츠를 더 늘릴 예정이다.

CJ E&M은 tvN 외에도 OCN에서도 주말극을 방송하고 있으며, 올리브TV에서도 자체 제작 드라마를 선보이는 등 전방위적으로 드라마 제작에 힘을 싣고 있다.

CJ E&M은 지난 1월 시청률 20.5%를 기록하며 케이블 방송 22년 역사를 새롭게 쓴 '도깨비'의 성공에 따른 자신감과 세계 시장 진출에 필수요소인 콘텐츠의 중요성이 결합하면서 더 많은 드라마 제작에 나설 계획이다.

JTBC도 현재 방송하는 주말극 외에 평일 드라마를 신설하자는 안이 지난해 연말 나와 검토하고 있다. 지상파처럼 월화극, 수목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JTBC 역시 '아내의 유혹' '밀회' 등에 이어 최근 '힘쎈여자 도봉순'으로 '대박'을 치면서 드라마 제작에 자신감을 얻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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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힘쎈여자 도봉순'



◇ 방송사에 목매지 않는다…드라마 유통 경로 다변화

드라마업계에서는 방송사와 별개로 드라마 제작이 활성화되고 있다. 유통의 다변화 덕분이다.

최근에는 넷플릭스가 대두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JTBC와 함께 '맨투맨'을 서비스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한국 드라마 서비스에 나섰다. 독점 서비스, 비독점 서비스를 아우르며 한국 드라마 콘텐츠 확보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드라마 제작사들이 반색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한국판 '하우스 오브 카드' 탄생이 멀지 않아 보인다.

웹드라마, 인터넷TV(IPTV) 드라마 제작도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제작사들이 방송사 편성만을 바라봤지만, 최근에는 모바일과 IPTV가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웹드라마와 IPTV 드라마 제작이 '특화 시장'으로 활성화됐다.

이른 흐름을 타고 제작사가 늘어나고 있다. 대형 기획사들이 수년 전 제작사를 설립한 데 이어 지난해 KBS와 CJ E&M이 각각 자체 제작사인 몬스터유니온과 스튜디오드래곤을 설립했고, 가요 중심 기획사들도 앞다퉈 드라마 제작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YG엔터테인먼트가 YG스튜디오플렉스를 설립했고, 카카오 산하 음원 서비스 기업 로엔엔터테인먼트가 스토리플랜트를 인수했다. 또 영화사 NEW도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앤뉴를 세웠다.

MBC와 SBS도 KBS의 몬스터유니온 사례를 지켜보며 자체 제작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방송사가 만든 제작사도 해당 방송사 외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해 드라마 서비스를 타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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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서울=연합뉴스) SBS '별에서 온 그대' 포스터 2014. 7.9



◇ "콘텐츠의 최고봉은 드라마"

연예기획사 FNC엔터테인먼트의 제작사인 FNC애드컬쳐의 안석준 대표는 25일 "결국은 콘텐츠가 힘"이라며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는 콘텐츠를 누가 더 확보하느냐에 따라서 다음의 포석이 결정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콘텐츠 제작에 힘을 더 쏟는 것이고 그중 최고는 드라마 아니겠냐"고 말했다.

안 대표는 "방송사는 드라마 판권을 활용한 사업도 가능하고, 드라마가 광고 수입을 늘릴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콘텐츠라 집중하는 것이고, 우리 같은 기획사 입장에서는 콘텐츠 확보와 함께 드라마를 통해서 소속 연예인의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JTBC 관계자도 "콘텐츠의 종류가 다양하지만 최강의 콘텐츠는 역시 드라마이며 이는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예능이 아무리 재미있어도 드라마가 터졌을 때의 효과를 따라올 수가 없다"며 "뭔가 좋은 게 나오려면 양적으로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드라마가 많이 만들어지면 더 좋은 작품이 나올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스튜디오드래곤의 박호식 CP는 "당장 큰 수익을 내지는 못해도 드라마 제작이 늘어나면 그러한 투자와 시도가 드라마업계의 성장에 선순환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폐활량을 늘려나가면서 산업이 팽창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본다"며 "지금의 투자는 미래를 위한 마중물의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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