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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시내 한복판서 ‘동물 위령제’…“공장식 사육 방식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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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동물권 퍼포먼스 그룹 활동가들이 살처분과 공장식축산 규탄과 희생된 수천만 동물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열고 추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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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동물권 퍼포먼스 그룹 활동가들이 살처분과 공장식축산 규탄과 희생된 수천만 동물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열고 추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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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5시쯤 서울 광화문역 한복판에 직육면체 철제 케이지가 설치됐다. 케이지 안에는 사람 한 명이 웅크린 채 누워 있었다. 비좁은 케이지 안에서 사람은 아무 행동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손으로 창살을 힘 없이 잡아볼 뿐이었다.

이 퍼포먼스는 영화감독·디자이너·뮤지션 등 예술가와 회사원, 학생 등이 자발적으로 모여 만든 '동물권 퍼포먼스 그룹' 활동가들이 준비한 것이었다. 공장식 축산 방식으로 평생을 몸에 꼭 맞는 케이지 안에서 살아야 하는 가축들의 일생을 추모한 퍼포먼스다. 이날 활동가들은 고병원성 조류독감(AI)으로 살처분돼야 했던 동물들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열었다. 행사장 한켠에는 동물들에게 헌화하는 분향소도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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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동물권 퍼포먼스 그룹 활동가들이 살처분과 공장식축산 규탄과 희생된 수천만 동물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열고 추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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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인근에서 동물권 퍼포먼스 그룹 활동가들이 살처분과 공장식축산 규탄과 희생된 수천만 동물의 영혼을 위로하는 위령제를 열고 추모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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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조류독감은 2003년 이후 14년 간 평균 1~2년 주기로 14번 발생했다. 2014~2015년 조류독감 발생 당시 669일 간 1937만2000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 됐다. 지난해 11월부터 올 봄까지 희생된 닭·오리 등도 3787만 마리에 달했다. 영화 '잡식 가족의 딜레마'를 만든 황윤 감독은 "영화를 촬영할 때 국내의 한 양계장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1초도 제대로 숨쉴 수 없을만큼 공기가 답답했다. 닭들은 그 안에 있는 A4 용지 크기 남짓한 케이지에서 평생을 살아가는데 고기를 먹는 우리는 그런 현실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동물권 퍼포먼스 그룹 측은 "조류독감의 잦은 발병에도 정부와 관련 부처는 바이러스 발생 원인에 대한 근본 대책 마련 없이 매번 잔인한 살처분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밝혔다. 활동가들은 조류독감의 근본 원인으로 대규모 밀집사육, 기업화·계열화된 공장식 축산 시스템 등을 지적했다. 이들은 "조류독감의 재확산을 막기 위핸 근본 대책은 방역·살처분 같은 미봉책이 아니라 공장식 축산·밀집 사육에 대한 전면적 개선, 사육두수 축소, 동물복지 농장으로의 전환이다"고 주장했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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