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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최선희 北 외무성 미국국장, 5월까지도 웜비어 건강 상태 파악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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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北 외무성 미국국장, 5월 노르웨이 접촉 당시 웜비어와의 접견 약속"

""北 외무성 직원들, 김일성·김정일 시절보다 내부사정 몰라…억류자 문제는 철저히 보안군 내에서만 다뤄지는 듯"

미국과 북한이 지난 5월 노르웨이에서의 1.5트랙(반관반민) 접촉을 시작으로 북미간 대화의 물꼬를 트려던 가운데, 북한이 이달초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1.5트랙 접촉에서야 "사실은 웜비어가 좀 아프다"고 밝혔다며 당시 억류중이던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혼수상태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는 증언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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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방문했던 빌 리차드슨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가운데)가 11일 송민순 장관 면담을 위해 외교통상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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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리차드슨 전 주 유엔 미국대표부 대사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외무성 관계자들은 김일성·김정일 시절보다 평양에서 돌아가는 일을 잘 모르고 있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리차드슨 전 대사는 과거 미국인 억류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여러차례 북한을 찾은 인물로, 대표적인 미국 내 대북 협상가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5월 접촉 당시 북측에선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 등이 나섰고, 6월엔 자성남 주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가 나섰다. 미측에선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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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웜비어


앞선 1.5트랙 접촉을 통해 북미 양측은 웜비어를 포함한 미국인 4명에 대한 석방 문제를 논의했었던 만큼, 그는 "미국인 억류 문제는 철저히 보안군 내에서만 다뤄지는듯 하다"며 "어찌보면, 1.5트랙 접촉에 나선 북측 당국자가 웜비어의 코마 상태에 빠진 것을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미측의 조셉 윤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측의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장이 5월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2시간 가량 회동했다며 당시 최 국장은 웜비어의 건강 상태에 대해 아무런 상세한 정보를 주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그자리에서 최 국장은 윤 대표에게 평양에서 억류 미국인들과 접촉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당시까지만 하더라도 최 국장이 웜비어가 코마 상태에 빠졌음을 전혀 몰랐던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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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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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 측은 6일, 자성남 주 유엔 북한대표부 대사가 윤 대표에게 먼저 만남을 제안했을 때에야 북측을 통해 웜비어의 상태를 전달받았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은 긴장 국면에도 불구하고 북미간 접촉이 재개될 여지가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초, 북미간 접촉의 기틀을 닦은 워싱턴의 싱크탱크 '뉴아메리카 재단'의 수잔 디마지오는 "웜비어의 그러한 상태를 파악하게 되면, 그 어떤 외교적 루트가 마련되는 것도 극도로 어려운 일이 된다"고 설명했다. 디마지오는 북한을 비롯해 이란 등 미국과 갈등을 겪고 있는 나라와의 트랙2(민간) 대화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하지만 디마지오는 "북한이 양측 관계가 입은 상처의 복구에 나설 수 있다"며 "북한이 즉각적으로 남은 3명의 억류 미국인을 석방한다면, 미국과의 진지한 대화에 나설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욱 기자 park.lepremier@joonang.co.kr

박상욱 기자 lepremi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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