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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올댓차이나]中금융당국, '글로벌 M&A 큰손' 대대적 조사···주가 폭락 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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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중국 푸싱그룹 궈광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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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샤오후이 중국 안방보험 집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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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협 폐막식 참석한 시진핑 국가주석


【서울=뉴시스】박상주 기자 = 중국 금융당국이 안방(安邦)보험과 푸싱(復星)그룹, 하이난항공(HNA), 부동산기업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저장(浙江) 로소네리 등 글로벌 M&A(인수합병) 시장의 큰 손들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금융 당국의 이 같은 움직임은 우샤오후이(吳小暉) 안방그룹 회장의 퇴진 등과 맞불려 국내외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22(현지시간)일 중국은행감독위원회(CBRC)가 안방보험과 푸싱그룹, 완다그룹, HNA그룹, 로소네리 등에 대해 전 방위적인 조사를 벌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CBRC는 최근 수년 간 이들 대기업들이 벌여온 글로벌 M&A 등 “일부 대형 사업들(some large enterprises)”이 중국 금융 전체에 미치는 위험(systemic risk)에 관해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금융정보업체인 딜로직의 자료를 인용해 이번 중국 금융당국의 조사대상 기업들 중 로소네리를 제외한 4대 기업들은 2015년 초 이후 무려 570억 달러(약 64조9570억원)의 해외투자를 벌였다 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의 전체 해외 M&A 규모의 15%에 해당한다.

WSJ는 CBRC가 지난 6월 초 은행들에 해당 기업들의 신용 익스포저(위험 노출액)를 점검하고 위험 분석에 나설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들 기업들에 대한 조사는 대출 내역과 보증 문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자신들이 입수한 e메일을 인용해 중국 공상은행(ICBC)의 리스크 관리 책임자가 완다, 푸싱, HNA, 안방보험 등 4개사의 신용 익스포저와 관련한 정보를 수집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FT는 이번에 단속 대상 기업들이 중국의 정치파벌들과 폭넓게 얽혀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FT는 대기업 부실 대출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은 금융안정을 흔드는 중국 대기업들의 비정상적인 자금조달 관행을 척결하려는 중국 지도부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22일 중국과 홍콩증시에 상장된 이들 기업의 주가는 일제히 하락했다. 홍콩증시에서 푸싱과 이 회사의 헬스케어 자회사인 상하이포선제약은 각각 5.8%, 6.2% 추락했다. HNA그룹은 7.5% 떨어졌다. 중국 선전증시에서는 완다그룹의 유일한 상장사인 완다필름홀딩스가 오전에만 9.9%까지 밀려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다.

중국정부의 이 같은 조사는 최근 중국 금융계를 휩쓸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반부패 캠페인의 일환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 주석은 반부패기관인 중앙기율위원회 권한을 강화하고 반부패 독립기구 설립을 추진하는 등 개혁의 걸림돌이 되는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중국 금융당국은 주요 기업들의 해외 M&A에 따른 자본유출 확대를 우려해 지난해 8월부터 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왔다. 이에 따라 올 1분기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는 80%가량 급감했다. 중국정부는 특히 오는 11월 열리는 중국 공산당 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를 앞두고 금융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각종 조처를 단행해왔다.

앞서 14일 안방보험은 우샤오후이(吳小暉) 회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회장직을 물러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안방보험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우 회장이 개인적 사유로 직무를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게 됐다”면서 13일자로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대만 중국시보 등 중국 언론들은 우 회장이 지난 9일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에 의해 연행돼 안방보험의 자산관리 시스템과 개인 비리 혐의조사 등과 관련한 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외손녀 사위인 우 회장은 최근 수 년 간 뉴욕에 있는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 5000달러(약 2조 2000억원)에 인수하는 등 대규모 해외투자를 벌여왔다. 올 초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과 맨해튼에 초고층 빌딩을 짓는 프로젝트를 논의하다 불발되기도 했다.

안방보험 뿐 아니라 이번 중국 금융당국의 조사대상에 오른 다른 기업들도 최근 수년간 왕성한 해외 투자를 벌여왔다.

푸싱그룹의 자회사인 푸싱제약은 지난해 12억6000만 달러에 인도 제약회사 글랜드파마의 지분 86% 인수했다. 푸싱그룹은 같은 해 브라질 부동산투자업체 리오 브라보(Rio Bravo)를 사들이기도 했다. ‘중국의 워런 버핏’을 자처하는 궈광창(郭廣昌) 푸싱 그룹 회장은 안방보험의 우 회장처럼 지난 2015년 당국에 연행돼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최고 부호를 다투는 왕젠린(王健林) 회장이 이끄는 완다그룹은 최근 미국에서 영화 관련 기업을 대거 인수했다. 로소네리는 지난 4월 이탈리아 축구클럽 AC밀란을 인수해 주목을 받았다.

sangjo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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