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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김범주의 친절한 경제] 채소, 과일, 라면…날개 단 물가 '장보기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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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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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와 생활 속 경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권 기자, 어서 오십시오. (안녕하세요.) 벌써 6월 말이에요. 올해도 절반이 다 갔습니다. 시간 참 빨리 가는데, 경제가 먹고 사는 문제라고 단순하게 말한다면, 특히 먹는 쪽에서는 상반기 물가가 참 많이 올랐어요.

<기자>

네, 정말 장보기 무섭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사실 그동안 경기가 계속 나빴고, 기름값도 쌌기 때문에 전체적인 물가는 최근 몇 년간 주춤했던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뉴스에서 저희가 이렇게 말씀드리면 당장 장 보시는 주부들이 납득할 수 없다고 하시는 게 가장 중요한, 절약을 하려고 해도 한계가 있는, 먹는 것 가격이 말씀하신 대로 그렇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소비자 물가도 뜯어보면 먹거리 물가가 다 끌어올렸습니다. 특히 신선식품, 계란 파동 기억하실 겁니다.

채소 같은 밥상에서 빠질 수 없는 식재료들의 가격이 지난해에 2011년 이후로 제일 가파르게 뛰었습니다. 이미 그렇게 올라 있는 데, 올 들어 상승세가 더 무섭죠.

올 초에도 무, 배추 같은 채소류에서 최근 5년 동안의 평균가격보다 2배 이상 값이 치솟은 품목이 적지 않았고, 채소 가격이 좀 안정되는 것 같으니까, 고기, 생선이 골고루 오르고, 달걀값은 잘 안 내려오고요.

그리고 이제 본격 여름인데, 여름엔 과일 많이 드셔야 되잖아요. 그런데 이번에는 또 과일이 오릅니다. 최근에 과일 물가가 4년 만에 가장 빠르게 치솟고 있습니다.

<앵커>

저희도 계속 전해드리고 있습니다마는 워낙 비가 안 오니까요. 날씨 때문에 점점 더 그런 것 같습니다.

<기자>

비도 안 오고, 또 가뭄, 굉장히 덥죠. 폭염 때문에 작황이 안 좋아서 신선식품 채소, 과일값이 급등하는 게 영향이 가장 크고요. 또 AI와 구제역 탓에 축산물 가격이 요동을 쳤죠.

여기다 중간 유통 과정에서, 특히 고기 같이 냉동이 가능한 신선 먹거리는 거품이 더 붙는다. 이런 지적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기본이 다 오르고 있는 데다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같이 들썩입니다.

치킨 업계 이른바 빅 3가 닭값이 올라서 어쩔 수 없다면서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가, 이번 주 초에 철회하는 해프닝도 있었죠.

당국이 업계를 조사한다고 하고, 농가들도 "아니 1년 단위로 계약해서 똑같은 값에 사 가면서 왜 원룟값 탓을 하냐."고 반발하고 해서 여론이 좋지 않았죠.

그런데 사실 제일 화제가 됐던 치킨만 값이 들썩인 게 아닙니다. 라면, 맥주, 커피, 청량음료, 햄버거 다 올랐습니다. 특히 대선 전에 좀 특수했던 행정 공백기에 대거 올랐습니다.

지금은 그 시기에 이미 가격 인상 쭉 한 번 했던 빙과업계가 또 여름 앞두고 아이스크림값 올릴 준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가격 인상 요인들이 있긴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가계 소득은 늘지 않는데, 먹고 사는 데 들어가는 돈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이렇다 보니까 '경제고통지수'라고 한 가족이 먹고사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수치화한 지표가 있는데요, 이게 올해 1분기에 지난 5년 동안 가장 높았던 것으로 집계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런 날씨 같은 문제도 있지만, 여러 가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우리 먹고사는 상품들 중에서도 붙임이 있는 것 같아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소고기나 이런 냉동이 가능한 고기 경우는 중간유통 과정에서 거품이 붙는다. 이런 얘기들이 있죠.

<앵커>

라면이나 맥주 같은 경우도 설명을 해주시죠.

<기자>

라면이나 맥주 같은 것들도 사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행정 공백기에 업계에서는 그동안 밀려 있었기 때문에 올린다고는 하지만, 사실 원료 가격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올린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라면이 올 상반기에 매출이 좀 줄어든 게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가공식품 1위는 늘 라면이었는데, 라면 매출은 지난해보다 10% 가까이 줄었습니다.

반면에 맥주는 가격은 오르긴 했는데, 지난해보다 매출이 20% 가까이 급증했는데요, 이건 최근의 혼술 경향 덕을 톡톡히 본 걸로 분석됩니다.

집에서 자기 전에 가볍게 한 잔, 그러면 사실 캔맥주다 보니까 이건 수요가 오른 것 같습니다.

[신지원/서울 마포구 : (맥주) 한 잔씩 밤에 기분 내는 게, 소소한, 저만을 위한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와인 인기가 점점 시들하면서, 마트에서의 술 매출에서 맥주 비중이 이번에 처음으로 50%를 넘은 걸로 집계됐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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