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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건강을 읽다]우울증 치료약…개인별 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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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 뇌 부위별 분포에 차이 발생해

아시아경제

▲국내 연구팀이 우울증·강박증 치료제를 복용한 후 나타나는 뇌 부위별 분포 차이를 확인했다.[사진제공=분당서울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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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똑 같은 약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나는 게 일반적입니다. 최근 이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우울증, 강박증, 불안증 치료에 쓰이는 에스시탈로프람(escitalopram)이 있습니다. 부작용이 적고 치료 효과가 우수해 우울증, 강박증 치료에 가장 많이 처방됩니다. 이 약제의 처방 방법과 관련해 현재까지 많은 논란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논란의 핵심은 약제의 용량과 치료효과에 있습니다. '약제에 대해 치료반응이 없는 환자에게는 관습적 용량보다 더 높은 용량을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반면 '용량을 늘리더라도 더 이상의 치료효과는 없다'는 반대 입장도 존재합니다.

특히 강박증 치료에는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는 용량보다 고용량을 사용하고 있어 용량·반응 관계가 중요합니다. 이 같은 상반된 주장이 제기된 배경에는 에스시탈로프람에 대한 치료 반응이 개인별로 차이가 크기 때문입니다. 환자 맞춤 치료를 위해서는 에스시탈로프람이 뇌에 어떻게 분포되고 흡수되는지에 대한 연구와 이에 따른 최적 용량 및 용법 설정이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의태 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 교수 연구팀은 에스시탈로프람의 용량과 뇌에서 세로토닌을 흡수하는 수용체 점유율 간의 특성을 규명했습니다.

연구팀은 12명의 건강자원자를 대상으로 에스시탈로프람을 복용하도록 한 후 에스시탈로프람의 혈중 농도와 에스시탈로프람에 의한 뇌 수용체 점유율을 양전자 단층촬영(DASB PET)으로 연속 측정했습니다. 복용 하루 전과 복용 후 3시간, 24시간, 46시간이 되는 시점에 고해상도 영상을 측정해 혈중 농도와 수용체 점유율 간의 관계를 파악했습니다.

연구 결과 에스시탈로프람에 의한 혈중 농도와 수용체 점유율의 관계가 뇌 영역 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뇌 뒤쪽에 있는 배측봉선핵(Dorsal raphe nucleus)에서 피각(Putamen)에 비해 세로토닌을 흡수하는 수용체의 밀도가 높아 에스시탈로프람이 더 높게 분포되는 사실을 드러났습니다.

환자마다 우울증 치료제의 치료 효과가 지연되는 현상이나 강박증 치료에서 고용량을 사용해야 하는 현상은 뇌 영역에 따라 약물의 수용체 점유율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 확인됐습니다. 이는 약물 분포와 흡수가 뇌 영역별로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김의태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약물의 뇌 분포도를 연구한 이번 결과는 우울증과 강박증 치료제의 효과가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며 "이를 응용하면 항우울이나 항강박 효과가 빠르고 안전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다른 약제와 병합 요법을 시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교수는 "약물을 복용하면 약물이 뇌에 고르게 분포될 것이라는 생각과 반대로 뇌 영역에 따라 다르게 분포되고 있었다"며 "치료의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약물 처방과 개인의 특성에 맞춰 치료하는 맞춤 치료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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