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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앵커브리핑] '제임스 테일러와 테일러 스위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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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이름값을 해달라는 그 요구는…"

뉴스룸의 앵커브리핑을 시작합니다. 오늘은 머리에서 힘을 좀 빼고 가벼운 얘기로 시작할까, 합니다.

지난 2011년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의 공연에 깜짝 게스트가 등장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제임스 테일러. 고백하자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싱어송라이터이고 그래서 뉴스룸의 엔딩곡으로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사실 너무 많이 내서 핀잔을 듣기도 했습니다. 이미 눈치채신 분들도 있겠지만 두 가수 사이엔 공통점이 있습니다.

'테일러' 라는 이름. 제임스 테일러를 좋아하던 스위프트의 어머니가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성 씨를 딸아이의 이름에 넣었던 것.

바람대로였을까. 그 딸은 가수가 되었고 어머니의 우상과 함께 무대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배우 오드리 토투 역시 오드리 헵번을 너무나 사랑했던 부모가 딸의 이름을 오드리라고 지어서 그 딸은 배우가 되었고…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에는 전직 대통령을 존경한 부친이 그 이름을 앞뒤로 바꾸어 '희정' 이라 불렀다하니 굳이 성명학까지 동원하지 않더라도, 세상에 존재하는 그 모든 이름 안에는 이름을 지은 사람의 소망이 있는 것이고 때로는 희한하게도 그 소망대로 인생이 흘러가기도 하지요.

있을 재. 어질 인. 저는 스물네 살 문재인입니다.

대선 직후 한 언론사 인터넷판 뉴스에 흥미로운 기사가 하나 올라왔습니다.

현직 대통령과 똑같은 이름의 젊은이가 대통령과 동명이인으로 살아가며 겪은 일들을 이야기했던 겁니다.

괜히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었고, 차라리 개명을 하라는 말도 들었다는 그는 같은 이름을 가진 대통령에게 이렇게 부탁했습니다.

"나중에 제 아이에게 엄마랑 이름이 똑같은 대통령이 있었는데 그분이 국민들과 한 약속을 정말 잘 지켰어… 라고 자랑스레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한다."

이름이 부끄럽지 않도록, 이름값을 해달라는 그 요구는 오랫동안 묵직하게 기억되길 바랍니다.

그런가 하면….

"이름을 바꾸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 특정 인물과 동명이인으로 살아왔던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개명을 신청하고 있다는데…그러고 보니 우리 모두는 지금 각자의 이름값을 잘하고 있는지 덕분에 다시 돌아보게 되는….

오늘(22일)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손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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