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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일상톡톡 플러스] "자영업자들은 우는데…" 웃는 프랜차이즈, 춤추는 건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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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김모(36)씨는 "다니던 회사가 망해 백수 신세가 되어 구직활동을 해보니 재취업은 정말 하늘의 별 따기만큼이나 어려웠다"며 "30대도 이정도인데 40~50대에 퇴직하면 재취업이 거의 불가능할 것 같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자영업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부 이모(40)씨는 "미용실 옆에 미용실, 치킨집 옆에 치킨집, 편의점 옆에 편의점, 커피집 옆에 또 커피집이다. 이러니 장사가 잘 되겠냐"고 반문하며 "월급쟁이도 어차피 끝은 자영업인 것 같다. 먼저 하냐 늦게 하냐의 차이일 뿐"이라고 전했다.

자영업자 박모(51)씨는 "나중에 퇴직한 뒤 할 게 없으면 장사나 하겠다는 것은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라며 "웬만한 아이디어나 엄청난 인내심이 없으면 사업 시작도 하지 말라. 경험자로서의 조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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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늘어난 일자리의 절반 가량은 자영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기준 자영업자 비중은 21.4%로,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자영업자 증가세 지속으로 고용의 질이 개선되지 않고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자영업자는 553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만명 늘어났다.

1분기 전체 취업자가 36만명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늘어난 일자리의 절반이 자영업에서 발생한 셈이다.

◆늘어난 일자리 절반은 자영업…국내 자영업자 비중 OECD 최상위권

최근 취업자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고용의 질을 들여다보면 자영업 편중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취업자는 31만8000명 늘어났는데 이중 16.4%인 5만2000명이 자영업에서 발생했다. 4분기에는 30만2000명 중 14만명, 비중은 46.3%로 높아졌고, 올해 1분기는 47.2%까지 상승했다.

분기 기준으로 자영업자 수는 2005년 1분기부터 6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가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 등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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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예산정책처의 '최근 우리나라 고용구조의 특징' 보고서를 보면, 전체 취업자에서 자영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를 저점으로 다시 상승하고 있다.

자영업자 비중은 2015년 1분기 21.6%에서 2분기 21.7%로 올랐다가 3분기 21.4%, 4분기 21%까지 낮아졌다.

이어 지난해 1분기 21%로 변동이 없다가 2분기 21.2%, 3분기 21.4%, 4분기 21.3%, 올해 1분기 21.4%로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구조조정 등 고용여건 악화로 임금근로자에서 이탈한 50대 이상 구직자는 물론,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자영업 창업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음식업, 도소매업 등에 중·고령층 진출, 늘어날 수 밖에 없는 현실

실제 지난해 하반기 자영업자는 19만명 늘어났는데 이중 60대 이상이 9만6000명, 50대가 7만8000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국내 자영업자 비중은 OECD에서 여전히 최상위권에 속한다. 예산정책처가 OECD 데이터를 기준으로 추정한 결과 2015년 기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 비중은 21.4%로, OECD 평균(14.8%) 대비 6.6%포인트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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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사드 배치에 반발해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을 금지한 여파로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이 평소 주말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하상윤 기자


우리나라보다 자영업 비중이 높은 나라는 △그리스(30.8%) △멕시코(26.7%) △이탈리아(23.3%) 등 3곳뿐이었다. OECD 내에서도 잘 사는 축에 속하는 서유럽·북유럽 국가는 모두 그 비율이 10% 안팎이었다.

제조업이 강한 독일과 일본의 자영업자 비중은 각각 10.4%와 8.5%로,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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