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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서울근무, 월 200만원이 마지노선" vs "일 이전에 기본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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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자-기업 인사 담당자 시각차…"조건보다는 회사의 미래를 봐야"

국민은행 주최 취업박람회

연합뉴스

어디 취직하면 좋을까
(고양=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KB국민은행이 22일 경기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연 '2017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취업 정보 게시물을 보고 있다. 2017.6.22 sewonlee@yna.co.kr



(고양=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정규직에 근무지는 서울, 한 달 월급은 세후 200만 원 이상이면 좋겠습니다."(졸업 예정 구직자)

"업무 능력 이전에 이력서를 제대로 갖추고 시간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구직자의 기본입니다"(중소기업 인사담당자)

22일 경기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은행이 주최한 취업박람회에서는 구직자와 기업 인사담당자 간 시각 차이가 작지 않다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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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으로 면접 대기
(고양=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KB국민은행이 22일 경기 고양시 한국국제전시장(KINTEX·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연 '2017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국민은행 현장면접을 보러 온 구직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17.6.22 sewonlee@yna.co.kr



청년은 취업하기 쉽지 않고 중소·중견기업은 구인난이 심각하다고는 하지만 양쪽 모두 양보할 수 없는 자신들 만의 기준이 있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일자리를 구하러 온 김 모(25·여) 씨는 이날 "취업 문이 정말 좁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소재 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했고 학점도 나쁘지 않았지만, 올해 약 10곳에 이력서를 넣은 끝에 면접 기회는 두 곳밖에 얻지 못했고 아직 취업이 결정되지 않았다.

그래서 김 씨는 이날 취업박람회장에서 12개 회사를 돌며 면접을 보기로 했다.

그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은 것이 자신의 취업에 걸림돌이 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처음에는 대기업이나 인지도가 있는 강소기업의 취업을 원했으나 번번이 고배를 마시고 나서 이제 졸업 전에 어떻게든 취직하겠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하지만 물가 수준이나, 출퇴근 환경, 직업 안정성 등을 고려할 때 월 200만원의 수입과 정규직 채용, 서울 근무를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사람을 구하기 위해 현장에 부스를 차린 기업의 생각은 좀 달랐다.

수출컨설팅업체 EC21의 인사담당자는 "대부분이 조건을 따진다"면서도 "하지만 형식적인 기준에 맞추는 것 같기도 하다"고 꼬집었다.

경기도 소재 정보기술(IT) 업체의 한 인사담당자는 "회사의 미래와 성장 가능성을 보고 인지도가 낮더라도 커리어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과감하게 도전하라"고 쓴소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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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고양=연합뉴스) 이희열 기자 = 22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이번 행사는 23일까지 이어진다. 2017.6.22 joy@yna.co.kr



인터넷을 이용한 대량 원서접수나 이른바 '스펙'을 기준으로 한 걸러내기가 일상화된 구인·구직 시장에서 취업박람회장이 주는 장점도 있다.

구직자는 기업의 인사담당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고 새 직장을 찾고 있는 김 모(26·여) 씨는 "서류전형에서 탈락하면 과연 내 이력서를 보기나 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하는데 여기서는 이력서를 보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며 "내가 회사에 대해 알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EC21 인사담당자는 "인터넷으로 미리 등록하고 온 구직자를 만나보면 회사에 대해 생각보다 많이 알고 있고 준비가 돼 있다"며 "스펙보다 일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지원자를 보면 뽑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반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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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상담하는 장병들
(고양=연합뉴스) 이희열 기자 = 22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장병들이 취업 상담을 하고 있다. 2017.6.22 joy@yna.co.kr



이날 행사장에는 전역을 앞둔 군인들이나 졸업을 앞둔 고교생 등도 대거 방문했다.

어떤 일자리가 있는지 살피려고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박람회장을 찾은 이들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장점이나 능력을 알릴 준비를 하지 않았거나 이력서 등을 제대로 챙기지 않은 이들이 당장 취업 기회를 잡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타로 취업 운세를 봐주는 '취업 타로관'이 행사장 한쪽에 마련돼 있었는데 다른 어떤 부스보다 대기자가 많아 취업이 어려운 시대를 사는 구직자의 답답한 마음을 웅변하는 듯했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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