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38639369 0252017062038639369 05 0507002 5.17.1-RELEASE 25 조선일보 0

'똑사리오'서 '펑사리오'로… 홈런 몰아치기, MLB 기록 넘다

글자크기

[3경기서 8홈런 진기록 한화 로사리오 "우연 아닌 땀의 결과"]

- 곰돌이? 알고보면 '독종'

신인들보다 먼저 나와 타격 연습, 경기 끝나도 홀로 남아 체력 훈련

- 항상 웃는 분위기 메이커

"하주석은 미스터 쫄바지" 동료들 별명 붙여주며 적응

"그저 매일 흘린 땀의 결과물 아닐까요."

한화의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8)는 '3경기 8홈런'을 치고 나서 그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로사리오는 지난 16~18일 KT와의 3연전에서 홈런 8개를 쳤다. '3경기 8홈런'은 KBO리그 신기록이다. 2014년 당시 넥센 박병호가 3경기 6홈런을 기록한 게 종전 기록이었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이런 적은 없었다. LA 다저스의 거포 숀 그린이 2002년 3경기에서 7홈런을 기록한 게 최다 기록이다.

조선일보

한화의 '옥동자' - 표정만 보면 영락없는 개그맨이다. 지난 16일 KT와의 경기에서 2회초 2점 홈런을 터뜨린 뒤,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로사리오. 전날까지‘18경기 0홈런’부진에 시달렸던 그는 이날 이 홈런을 시작으로 4연타석 홈런을 기록하는 등, 18일까지‘3경기 8홈런’이라는 반전드라마를 썼다.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인 로사리오는 MLB에서도 '힘' 하나만큼은 인정받는 선수였다. 제대로만 치면 담장을 훌쩍 넘긴다. 지난 시즌 한국 무대에 데뷔하자마자 33홈런으로 리그 홈런 순위 4위에 올랐다. 그러나 선구안이 좋지 않고, 변화구에 약한 단점이 있었다. 그는 올 시즌 초반 빗맞히는 타구가 많아 좀처럼 홈런을 때려내지 못했다. KT와의 경기 전까지는 18경기 동안 홈런이 없었다. 장타를 기대했던 팬들은 자꾸 단타만 친다며 그를 '똑딱이 로사리오', 혹은 '똑사리오'라고 부르기도 했다.

로사리오가 '3경기 8홈런'을 치며 '펑사리오'로 거듭난 비결은 훈련이었다. 로사리오는 훈련 많기로 소문난 한화에서도 훈련 독종으로 유명하다. 젊은 신인 선수들보다 먼저 나와 타격 훈련을 하고, 경기가 끝난 뒤엔 동료들이 다 돌아갈 때까지 남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연봉 150만달러(약 17억원)를 받는 특급 외국인 타자지만, 먼저 자청해서 경기 후 특타(특별 타격훈련)도 한다. 김성근 전 한화 감독이 "로사리오는 MLB에서 5년간 주전으로 뛴 선수지만, 한국에서도 뭔가를 배우려는 의지가 대단하다"고 칭찬했을 정도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사리오는 "KT 경기에 앞서 팀 타격 코치와 밤샘 연구로 스윙을 고쳤다"고 했다. 그가 찾은 방법은 방망이를 휘두른 뒤 잡고 있던 오른손을 빨리 놓는 것이었다. 우타자인 그의 스윙 궤적이 커지면서 '팔로 스윙'이 힘 있게 뻗어나갔고, 홈런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동료들과 워낙 잘 지내는 데다 기술적으로 부족했던 2%가 채워진 만큼 앞으로 성적이 더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외국인 타자들이 어려움을 겪곤 하는 '한국 문화 적응'은 로사리오에겐 해당 사항 없다. 오히려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도맡을 정도로 밝고 적극적이다. 친구를 쉽게 만드는 그만의 방식이 있다. 별명을 붙여주는 것이다. 유격수 하주석(23)에겐 '미스터 쫄바지'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하주석이 몸에 딱 붙는 유니폼 바지를 즐겨입는 데서 착안한 것이다. 한 불펜 포수는 '생수통'이라고 부른다. 얼굴이 생수 담는 페트병처럼 길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일보

로사리오가 지난달 31일 대전 한화 홈구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찍은 기념 사진. 이날 경기에 앞서 아들 윌(왼쪽 아래)은 시구자로도 나섰다. /한화 이글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지내는 것도 큰 힘이 된다. 로사리오는 아내 헤네시스(26)와 아들 윌(5), 딸 에델리스(3)와 함께 대전 집에서 살고 있다. 소프트볼 선수 출신인 어머니는 도미니카와 한국을 오가면서 스윙 조언을 건네준다. 이복형 모이세스 파비안은 로사리오가 MLB에서 뛰던 시절부터 매 경기 동생을 따라다니며 '타격 분석가' 역할을 자처한다. 지난해에도 파비안은 로사리오가 출전한 모든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타격 내용을 분석한 뒤 숙소에서 함께 개선 방안을 연구했다고 한다.

[윤형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페이스북 공유 트위터 공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