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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유차만 없애버리면, 지구는 행복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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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Weconomy | 오토라이프_경유차 ‘13년뒤 퇴출’ 논란

미세먼지 ‘주범’ 딱지

공장 배출량의 4분의 1이지만

수도권만 따지면 1위

세금 올려 몰아내자?

손쉬운 카드 ‘경유세 인상’

보조금 받는 트럭은 사각지대

미세먼지 대신 CO₂받아라

휘발유차로 바꾸면 CO₂늘어

“전기차 활성화가 대안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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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문제로 요즘 경유차 운전자들은 괜스레 뒤통수가 따갑다. 미세먼지 발생의 주범 중 하나로 경유차가 지목되면서 종국엔 퇴출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미세먼지 저감 대책과 관련해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의 운행 중단을 해법의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정책은 나오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공약이 어떻게 가시화할지 지켜봐야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자동차 산업을 비롯한 에너지 정책 전반에 변화를 몰고올 가능성이 크다. 경유차 운행 제한은 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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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일까? 지금까지 정부 조사 결과를 보면, 경유차가 적어도 미세먼지를 일으키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분명하다. 개인용 경유차 퇴출 공약은 수도권 미세먼지의 30% 가까이가 경유차에서 나오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노후 경유차의 운행 제한이나 폐차 유도, 배출가스 저감장치 지원 등만으로는 경유차의 수요 억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이 2015년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보고서’를 보면, 국내 미세먼지 배출량이 가장 많은 곳은 공장 등 사업장(41%)이다. 건설·기계(17%)와 발전소(14%)가 각각 2, 3위로 꼽혔고 경유차(11%)는 그 다음이었다. 그러나 공장이나 발전소가 많지 않은 수도권으로 범위를 좁히면 경유차(29%)가 1위를 차지한다. 발표 기관이나 지역에 따라 경유차의 미세먼지 원인 기여도는 적잖은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경유차가 미세먼지 발생의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해 신규 등록 승용차 가운데 경유차 비중은 39.7%(60만8천여대)다. 한 해 동안 팔린 승용차 10대 가운데 4대꼴은 경유차라는 말이다. ‘디젤게이트’ 이슈로 인해 경유차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퍼졌지만 여전히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주된 이유는 스포츠실용차(SUV)의 판매 호조다. 스포츠실용차의 선호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진행되고 있는 현상이다. 폴크스바겐이 디젤게이트 여파를 딛고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데는 세계적으로 스포츠실용차에 대한 선호 현상이 지속되는데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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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스포츠실용차의 90% 이상은 경유를 쓰는 디젤 모델이다. 최근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모델들이 속속 출시되지만 대세는 역시 디젤 엔진을 장착한 스포츠실용차다. 세단보다 크고 무거운 차체를 끌려면 엔진의 힘이 좋아야 하기 때문이다. 휘발유차에 비해 연료효율이 좋은 것도 경제성을 중시하는 세태의 흐름과 맞아떨어진다.

그렇다면 정부는 경유차를 퇴출시키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내들 것인가? 2030년까지는 10년 넘게 남았다. 우선 단계적으로 수요 억제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유력한 방안으로는 경유세 인상이 거론된다.

현재 국내 경유가격은 휘발유 대비 15% 정도 싸다. 연료효율은 휘발유보다 20%가량 높다. 휘발유와 경유 가격의 차이는 디젤 차량의 수요 확산에 상당부분 영향을 끼쳐왔다. 손석균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수석위원은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성능이나 연비가 좋은 차를 추구하다보니 경제적 요인들이 선택 요소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에너지 정책 전반을 손질하고 있는 정부는 경유차 억제 방안의 하나로 휘발유 가격 대비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90%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렇게 되면 현재 1ℓ당 전국평균 1250원대인 경유 가격이 1310원대 이상으로 오르게 된다. 기본적으로 연료 효율성이 휘발유보다 좋다고 해도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연료비 부담이 늘 것이고 수요 하락세는 피할 수 없게 된다. 한때 수입차 판매의 70%를 차지했던 디젤차 시장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하지만 경유차 운전자들은 불만스러운 반응이다. 7년째 경유차를 몰고 다니는 한 운전자는 “친환경차로 분류해 구매를 장려할 땐 언제고 이제와서 미세먼지 문제로 경유값을 올린다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말했다. 폴크스바겐발 디젤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만 해도 세계 각국은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의 하나로 ‘클린디젤’을 표방한 차를 친환경 자동차 범주에 포함시켰고 우리나라도 이 대열에 선 게 사실이다. 때론 ‘친환경’으로, 때론 ‘미세먼지 주범’으로 오락가락한 책임이 정부에도 있는 것이다.

경유에 붙는 세금을 올린다 하더라도 미세먼지를 많이 발생시키는 화물차나 특수차의 경우 정부로부터 유가 보조금을 지원받기에 효과는 미미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수송 분야에 한정해 경유세 인상이라는 단편적 조처를 취할 것이 아니라 에너지 사용 전 분야에 걸쳐 에너지 세제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영탁 한밭대 교수(경제학)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석탄과 원전 등의 에너지원에 부과된 세금이 낮아 과세의 환경역진성이 발생하고 있다. 각 에너지원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과 온실가스 배출 등 환경비용을 기준으로 한 통합 에너지 세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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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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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선 인위적으로 경유차 수요를 억누를 경우 ‘풍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예를 들어 디젤 스포츠실용차의 수요가 가솔린 모델로 옮겨갈 것이란 얘기다. 요즘 나오는 스포츠실용차들은 가솔린과 디젤 모델을 모두 갖고 있다. 한국지엠(GM)의 소형 스포츠실용차 트랙스가 대표적이다. 신형 그랜저처럼 세단 중에서도 디젤과 가솔린 모델이 동시에 판매되는 것들이 많다.

지난해 판매된 쌍용차의 경유차 비중은 63%다. 현대차는 경유차 판매 비중이 33%다. 완성차 업체들은 급격한 정책 변화에 따른 혼선을 우려하지만 스포츠실용차 위주의 쌍용차를 제외하면 가솔린 모델로 수급을 맞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당장 경유차의 수요를 억제하더라도 판매에 끼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결국 경유차가 퇴출되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또다른 골칫거리는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가 우려된다. 휘발유차가 경유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경유차 억제에 따른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선 전기차의 보급 확대 같은 친환경차 활성화가 대안이 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가솔린차든 디젤차든 내연기관 엔진이 달린 모든 자동차는 대기오염 배출가스를 완전히 없앨 수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석유자원의 연소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친환경성은 이미 세계 자동차 산업의 큰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결국 자동차는 경제 논리에 따라 소비자가 선택하는 것”이라며 “소비자들을 친환경차로 얼마나 유인할 수 있을지 정책 뒷받침에 성패가 달렸다”고 말했다.

홍대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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