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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호만 믿었던' 롯데…문제는 곳곳의 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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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보다 못한 외국인 투수…헐거워진 불펜

물방망이 하위타선…설상가상 벤치 실수까지

연합뉴스

롯데 이대호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롯데 자이언츠가 5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7위 롯데는 지난주 열린 6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19일 현재 29승 37패로 승패 마진이 마이너스(-) 8까지 벌어졌다.

6위 넥센 히어로즈와 승차는 5경기로 멀어졌고, 8위 한화 이글스에는 1경기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가을야구'를 말하기에는 아직 시즌 중반이긴 하지만 롯데의 부진은 그 정도로 예사롭지 않다.

사실 롯데의 고난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대호를 4년 총액 150억원이라는 역대 프리에이전트(FA) 최고액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이대호에 '올인'하느라 다른 부문의 전력 보강에는 소홀했다. 특히 외국인 투수 투자에 인색했다.

하락세가 뚜렷한 브룩스 레일리와 재계약한 롯데는 또 다른 투수 파커 마켈이 리그 적응 실패를 이유로 시즌을 시작하기도 전에 떠나자 대만에서도 평균자책점 4점대 투수였던 닉 애디튼을 급히 영입했다.

대외적으로는 이대호를 앞세워 '가을야구'에 나서겠다고 했지만, 팀의 핵심 전력인 외국인 선발 듀오를 함량 미달의 선수로 채웠다.

4~5월만 해도 레일리-애디튼의 부진은 박세웅-송승준-박진형-김원중 등 토종 선발진의 활약에 가려져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하지만 송승준이 햄스트링 부상 탓에 선발진에서 빠지고, 박진형과 김원중이 동반 부진에 빠지자 마운드는 한순간에 무너졌다.

레일리와 애디튼은 부진으로 각각 지난 8일과 9일 2군으로 내려갔다.

롯데는 레일리, 애디튼, 그리고 송승준까지 선발진 3명을 잃고 지난주를 시작했다.

선발진의 빈자리는 불펜 투수들을 대체 선발로 기용해 채웠다.

롯데는 지난주 6경기에서 선발들은 모두 일정 수준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불펜진이 헐거워지다 보니 여기에서 탈이 났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레일리-애디튼의 조기 강판을 수습하느라 시즌 초반부터 불펜진을 지나치게 소모한 것이 결국 중요한 타이밍에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타선도 힘을 내지 못했다. 롯데는 지난주 팀 평균자책점이 7.94로 8위였고, 팀 타율은 0.249로 꼴찌였다.

앤디 번즈, 문규현, 정훈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7~9번의 하위 타선은 쉬어가는 타순이 됐다.

중심타선이라도 분발해야 하는데, 간판타자 이대호는 6월 들어 방망이가 차갑게 식어 버렸다.

이대호는 6월 들어 장타가 하나도 없다. 지난주 6경기에서 이대호가 때려낸 안타는 5개, 타점은 3개가 고작이었다.

이대호를 탓하기도 어렵다. 이대호는 올 시즌 롯데의 거의 유일한 투자였다.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이 자신에게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대호가 부담감을 느끼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여기에다 벤치의 어처구니없는 실수까지 나왔다.

롯데는 지난 16일 넥센전에서 출전 선수 명단을 잘못 적어 선발 투수 노경은이 이대호 대신 4번 타자로 두 차례나 타석에 들어서는 촌극을 벌였다.

조원우 감독은 자책의 의미로 머리를 짧게 잘랐다.

부진의 책임이 있는 이대호, 최준석, 손승락, 윤길현 등 팀의 핵심 선수들도 반삭발하며 정신무장을 새롭게 했지만, 백약이 무효다.

롯데 구단은 올 시즌을 앞두고 과감한 투자로 이대호를 붙잡는 데 성공했지만 대신 수준급 외국인 투수를 포기했다.

마운드가 시원찮아도 이대호를 앞세운 공격력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는 계산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토종 투수보다 못한 외국인 선발 듀오에게 발목이 잡힌 롯데의 현실은 이러한 계산이 빗나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롯데는 이번 주중 3연전 상대로 상위권 팀이 아닌 9위 kt wiz를 만나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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