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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포 수 경쟁 없다"는 편의점들, 뒤에선 돈 주고 '한 집 건너' 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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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점 250m 내 개설 금지에도 목 좋은 곳이라면 예외
가맹경영주에 매출손실 보전 설득…겉으론 "상생이 최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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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 DB, ※기사와 직접적 관련은 없습니다.)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편의점들이 출점 제한 지역에 신규 점포를 내기 위해 기존 가맹점주들을 설득하고 금전적 보상까지 해주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맹점주와의 상생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우지만, 물밑에선 편의점 업체 간에 상권 장악을 위해 총력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U, GS25, 세븐일레븐 등 국내 주요 편의점업체들은 '기존 점포와의 도보거리 250m 내 신규점 개설 금지'가 명시된 본사-가맹점간 상생 협약을 운영중이다. 하지만 황금상권에선 예외를 뒀다. 기존점 경영주에게 매출 손실에 대한 보상금을 지급하며 새 점포를 출점시키는 것.

세븐일레븐 편의점을 운영하는 가맹점주 A씨는 "본사 직원이 찾아와 바로 근처에 점포를 하나 더 내겠다고 해서 처음엔 당연히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며 "계속해서 설득하고 보상금도 준다고 하기에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보상금은 상호협의 과정에서 예상 매출 손실액을 추산해 결정한다. 따로 관련 규정이 계약서상에 명시돼 있진 않고 액수도 점포별로 천차만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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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금 지급 관행은 편의점 '빅3'에서 예외 없이 이어가고 있다. 출점 경쟁이 여전히 치열하다는 방증이다. 지난해 전체 편의점 수는 3만개를 돌파했다. 지난해 4분기엔 빅3의 점포 수만 3만141개에 이르렀다. 올해도 CU가 1100개, GS25는 1000개, 세븐일레븐은 800개의 신규 출점 목표를 세웠다.

최근 유통가에서 상생이 화두인 가운데 편의점업체들은 점포수 경쟁에 더이상 큰 관심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점포당 매출을 높여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늘리는 것을 당면과제로 꼽았다. 그러나 성장세가 한창인 편의점 업계들에게 상생 이슈 대응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덩치 불리기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핵심은 점포수며, 여기서 뒤처지면 경쟁을 지속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편의점 업체 영업부서는 좋은 상권을 경쟁사에 앞서 찾아내 차지하는 데 업무 역량을 집중한다. 한 편의점업체 관계자는 "워낙 괜찮은 장소를 발견하면 250m 내에 이미 우리 점포가 있다고 해도 '타사에 뺏길 경우 본사와 인근 가맹점 경영주에 두루 손해겠다'는 생각부터 든다"며 "기존점 경영주들도 이런 부분을 이해하고 예상 매출 손실액 등을 합리적으로 제시해 무난하게 합의를 이루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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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에 따르면 체인화 편의점은 2006년 9847개에서 점점 늘어나 2014년 2만6874개로 173%(1만7027개) 뛰었다. 같은 기간 대형 마트 점포 수도 440개에서 634개로 확대됐다. 반면 기타 음ㆍ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체(구멍가게) 수는 9만6922개에서 6만9570개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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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업체들은 전국 구멍가게 경영자들에게도 직접 찾아가 장점을 설명하며 영업에 나서기도 한다. 한 구멍가게 경영주는 "편의점 전환에 대해 생각조차 없고 부정적이었는데 영업 직원들이 하도 많이 찾아와서 종용하는 바람에 80% 정도 넘어간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정치권 상황은 상생과 사세 확장의 두 마리 토끼를 쫓는 편의점업체들에 점점 더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 조경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가맹점사업자가 영업할 수 없는 지역을 기존 사업자의 점포로부터 반경 1km로 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법안에는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정병국 바른정당 의원, 김현아ㆍ김도읍ㆍ유기준ㆍ이현재ㆍ김승희ㆍ김성태ㆍ정유섭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법안이 통과되면 편의점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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