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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북한, 서해 위성발사장에 새 건물 공사…미국, 북한 ICBM 격추할 레이저 무인기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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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서해 위성발사장에 새로운 시설물을 공사하려 한다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온라인 매체 38노스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서해 위성발사장은 지난해 장거리 로켓을 발사하고 대출력 발동기(엔진)의 지상분출 시험이 이뤄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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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북한은 김정은 노동위원장이 지켜보는 가운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 발동기(엔진) 분출시험을 실시했다. 이날 지상시험에 통과한 엔진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인 화성-12형에 탑재됐다. [사진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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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노스가 지난 10일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발사대에서 동남쪽으로 50m 떨어진 5000㎡ 넓이의 지점에서 굴착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사는 2014~15년 진행되다 2015년 중반 갑자기 중단됐다. 그러다 올 3월 재개된 것으로 보인다고 38노스가 전했다. 38노스에 따르면 새로운 시설의 전체 면적은 920㎡이며 용도는 지원 시설로 추정된다.

정보당국인 북한의 이와 같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이 서해 발사장의 발사대 옆에 조립시설을 설치한 데 이어 새로운 건물을 세우는 목적에 대해 분석 중이다. 한ㆍ미가 인공위성 등을 통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사전탐지하는 게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신문을 통해 “우리가 최근에 진행한 전략무기 시험들은 주체 조선(북한)이 대륙간탄도로켓(ICBM)을 시험 발사할 시각이 결코 멀지 않았다는 것을 확증해주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까지 새로운 엔진 테스트를 진행했거나 발사가 임박했다는 정황은 없었다. 그러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 사업이 마감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힌 만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한ㆍ미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정보당국 관계자는 “북한이 4ㆍ15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미사일 5종 가운데 3종은 두 달 새 공개했다”며 “나머지 2종은 고체엔진을 사용하는 ICBM급 미사일이다. 이들도 연내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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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사일방어국(MDA)이 개발을 검토하고 있는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 무인기 체계에 가장 근접한 고고도 정찰 무인기 RQ-4 글로벌 호크. [사진 노스럽 그루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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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ICBM 프로그램 속도가 빨라지자 이에 대응하는 미국의 노력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미사일방어국(MDA)는 최근 적국의 ICBM을 상승단계에서 요격하는 무기 체계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고 제인스ㆍ내셔널인터레스트 등 군사전문 매체들이 보도했다. MDA는 미 국방부 산하 기관으로 미국의 미사일 방어(MD) 프로그램을 총괄한다.

ICBM은 상승→중간→종말 단계를 거친다. 발사 후 대기권 진입 단계까지의 상승단계는 대기권 안에 있기 때문에 마찰이 적어 탐지ㆍ추적이 쉽고, 연료를 사용한 가속단계이기 때문에 속도가 빠르지 않아 요격이 용이하다. 다만 상승단계는 중간ㆍ종말단계에 비교해 시간이 짧다. 또 요격을 하려면 ICBM 발사 위치와 가까운 거리에 있어야 한다. ICBM을 쏜 적국의 근처에서 요격작전을 수행해야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중간ㆍ종말단계 요격체계에 비해 상승단계 요격체계가 상대적으로 개발이 활발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MDA는 무인기와 레이저로 상승단계 요격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13일 MDA가 방위사업체에 발송한 정보 요청서(RFI)에 따르면 MDA는 고에너지 레이저(HEL)을 탑재할 수 있는 고고도 장기체공(HALE) 무인기를 2023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 무인기는 6만3000 피트(약 19㎞) 이상 고도를 마하 0.46(시속 563㎞) 속도로 36시간 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탑재량은 5000 파운드(약 2.3t)에서 1만 2500 파운드(약 5.7t)이다. 30분간 140~280㎾급 전력을 쓸 수 있다. 근거리에서 포탄이나 로켓을 요격하기 위해서는 100㎾ 이상, 100㎞ 이상 떨어진 표적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1㎿ 이상의 출력이 각각 필요하다. 이 때문에 MDA의 구상은 레이저로 ICBM을 완전히 파괴하는 게 아니라 중요 전자장치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레이저는 요격 미사일에 비해 가격이 싸고 여러 번 발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MDA는 무인기의 개발 목적에 대해 북한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배치 지역에 대해 “하와이의 태평양 미사일 시험장(PMRF)과 캘리포니아의 에드워즈 공군기지”라고 적시했다. 이 무인기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 운용된다는 뜻이다. 영국의 군사 전문매체인 제인스는 현존 무인기 중 MDA의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은 노스럽 그루먼의 RQ-4 글로벌 호크라고 전망했다. 우리 공군은 북한에 대한 정찰용으로 RQ-4 4대를 2018년 들여올 계획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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