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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슈틸리케 사퇴] '변명일관' 슈틸리케, 결국은 또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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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파주, 우충원 기자] 결국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또 실패했다. A 대표팀을 맡은 슈틸리케 감독의 역량은 한계가 분명했고 결국 본인이 아닌 외부의 힘에 무너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5일 오후 2시 경기도 파주 트레이닝센터에서 5차 기술위원회를 열었다. 기술위원 12명 중 10명이 참석한 기술위원회는 1시간 가량의 격론 끝에 오후 3시가 지나 언론 브리핑을 가졌다.

많은 비난을 받으면서도 이용수 기술위원장과 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카타르전서 참혹한 결과를 얻고 결국 대표팀서 사실상 경질됐다.

슈틸리케 감독의 경질은 이미 예견됐었다. 카타르 원정에서 2-3 참패를 당한 후 여론이 최악으로 향했고, 슈틸리케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왔다. 더 이상 신뢰할 수 없었다. 이용수 위원장을 비롯한 기술위는 지난 4월 슈틸리케 감독의 유임을 결정하면서 '카타르전 패배는 곧 경질이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사퇴를 고민하지 않았다. 카타르전 참사를 겪은 뒤 공항에 돌아와서도 사퇴는 없다고 강조했다.

공항 인터뷰서 슈틸리케 감독은 "기술위원회 결정에 따르겠다. 그나마 조 2위를 유지했다는 점이 다행이다. 남은 2경기 잘 치러서 월드컵 본선에 나가야 한다. 다른 감독이 오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팀을 잘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자진 사임 의사를 묻는 질문에 단호하게 '없다'고 밝혔다. 그는 자진사퇴 의사를 묻는 질문에 "그 부분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두 경기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홈에서는 4전 전승이지만 원정에서는 4전에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홈과 원정의 경기력 편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남은 경기를 잘하면 자력 진출이 가능하기 때문에 스스로 물러난다는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감독직의 거의 대부분을 중동에서 보냈다. 2014년 한국에 부임하기 전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서 5년간 감독생활을 했다.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알 아라비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알 사일라(2010-2012)를 거쳐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알 아라비의 감독을 다시 역임했다. 6년 동안 카타르에서 감독을 역임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물론 카타르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것은 아니다. 첫 시즌에는 알 아라비를 이끌고 10개팀 중 7위를 차지했다. 그리고 2009-2010 시즌에는 3위였다. 그러나 우승경 쟁과는 거리가 멀었다.

알 사일라로 옮긴 뒤에는 11위로 강등 플레이오프를 펼쳤다. 그러나 2부리그로 떨어지고 말았다.

이처럼 중동에서 성공적인 지도자 생활을 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성과는 크게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1998년부터 유로 2000 본선까지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를 역임했고 이후 2006년까지 연령별 대표팀을 두루 지도했다.

2001년과 2003년 FIFA 청소년선수권(현 U-20 월드컵), 2004년 UEFA U-21 선수권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루카스 포돌스키(갈라타사라이), 바슈티안 슈바인슈타이거(맨체스터유나이티드), 알렉산더 마이어(프랑크푸르트) 등이 당시 슈틸리케 감독과 인연을 맺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결국 문제는 지도력이었다. 하지만 2014년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 협회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당시 1순위였던 마르크 반 마르바이크 감독은 유럽에서 지내겠다는 특이한 이유를 내세웠다. 결국 연봉을 비롯한 전체적인 조건이 맞는 감독은 슈틸리케밖에 없었다.

변명이 많았던 슈틸리케 감독의 특성상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냈다. 그러나 결국 본인의 문제가 무엇인지 냉철하게 돌아보지 못한 슈틸리케 감독은 쓸쓸하게 외부의 결정에 의해 한국을 떠나게 됐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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