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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주진형 “박근혜, 삼성 합병 발언이 왜 정신나간 주장이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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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주진형 “박근혜, 삼성 합병 발언이 왜 정신나간 주장이냐면…”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박영수 특검 조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 합병 관련 공개 발언에 대해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비난 한 이유를 밝혔다. 주 전 대표는 박 전 대통령재판에 출석해 이 같은 발언 사실이 있다고 증언해 박 전 대통령의 따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낸 바 있는 주진형 전 대표는 30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통화에서 ‘박 전 대통령이 올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그룹 합병을 돕는 것이 올바른 정책적 판단이었다고 한 발언에 대해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박 전 대통령이 그렇게 말한 것은 ‘무지’ 아니면 ‘법의식 박약’ 둘 중 하나라고 밝혔다.

주 전 대표는 “삼성물산 합병에 대해서 옳고 그르든 간에 개인적인 의견은 있겠지만 그것이 대통령의 허용된 권한을 넘어서서 아무 일이나 할 수 있다는 건 아니다”라며 “그런데 기자들을 모아놓은 데서 자기가 그렇게 생각해서 개입을 했다는 것처럼 뉘앙스를 풍기는 얘기를 직접 하는 것을 보면 둘 중에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기가 지금 무슨 말으 하는지 모르거나 애초에 법의식이 박약해서 그런 얘기를 술술 말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그 말의 근저는 국민연금이 자기 또는 정부의 정책적인 판단으로 지시를 내려도 되고 거기에 따라 행동하는 것에 문제는 없다는 식의 얘기를 하는 거라서 굉장히 ‘정신 나간 얘기’”라면서 “법의 한계가 무엇인지 전혀 의식을 안 하는 사람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연금 기금의 성격에 대해 “국민연금은 국민들의 돈을 관리를 하는 거고 관리를 할 때는 최대한 맡긴 사람들의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 해야 된다”며 “자산운용을 하는데 있어서의 의결권 행사라든가 아니면 투자행위에 있어서는 그거 이외에는 다른 생각을 하면 안 되게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 전 대표는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씨의 속행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해당 발언을 특검 조사에서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피고인인 박 전 대통령이 잠시 주전 대표에게 잠시 시선을 고정하며 불편한 기색을 비쳤다.

주 전 대표는 아울러 "법의 범위를 벗어나는 개입을 한다는 뜻이기 때문에 문제가 많은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특검이 공개한 진술조서에 따르면 주 전 대표는 조사 과정에서 "대통령의 발언으로 국제 자본의 국내 시장을 향한 불신만 초래한 것"이라며 "이 발언으로 향후 국제소송의 빌미도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주 전 대표는 또 국민연금이 삼성그룹-제일모직 합병에 찬성할지 결정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한 정황이 있다고도 증언했다.

그는 "국민연금공단 주식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 위원인 박창균 교수로부터 '전문위가 아닌 투자위원회에서 의사 결정을 한 것은 청와대의 뜻'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 말을 듣고 굉장히 놀랐다"고 진술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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