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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박근혜 前대통령, 재판중 꾸벅꾸벅… 20분간 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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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前대통령 세번째 공판

주진형 “박근혜, 삼성합병 찬성 발언은 정신나간 주장” 특검 진술 공개

법정에선 “피고인 박근혜씨” 호칭… 대법, 판사들에 ‘재판 생중계’ 설문

동아일보

박근혜 전 대통령이 29일 오전 세 번째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서울중앙지법으로 들어가고 있다. 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박근혜 전 대통령(65·구속 기소)의 세 번째 재판에서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사장(58)이 박 전 대통령의 과거 발언에 대해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진술한 사실이 공개됐다. 법정에 증인으로 나온 주 전 사장은 박 전 대통령을 ‘피고인 박근혜 씨’라고 불렀다. 박 전 대통령은 주 전 사장을 싸늘한 눈빛으로 쏘아봤다. 하지만 재판부가 “증인에게 물어볼 게 있습니까”라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오전 10시부터 12시간가량 이어진 재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한 발언은 이 한마디뿐이었다.

박 전 대통령은 올 1월 1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나라 대표적 기업(삼성)이 헤지펀드 공격을 받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무산되면 국가적, 경제적으로 큰 손해라는 생각에 관심 갖고 지켜봤다”며 “(국민연금의 합병 지원은) 국가의 올바른 정책 판단”이라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이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그가 한화증권 사장으로 재직했던 2015년 한화증권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추진에 반대하는 보고서를 냈다. 주 전 사장은 2016년 1월 회사를 그만두고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해 총선정책공약단 부단장을 지냈다.

주 전 사장은 특검 조사에서 “박 전 대통령 발언은 국제 소송의 빌미가 될 수 있는 한마디로 정신 나간 주장”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박 전 대통령과 함께 재판을 받은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의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는 “평소 (자신과) 다른 의견을 들으면 ‘한마디로 정신 나간 주장’이라는 표현을 쓰냐”며 비판했다.

이날 법정에서 박 전 대통령은 최 씨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23일 첫 번째 법정 만남과 마찬가지였다. 최 씨는 재판 도중 잠깐씩 박 전 대통령을 쳐다봤지만 박 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최 씨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재판 도중 유영하 변호사(55)와 대화를 나누며 웃음을 보였고, 재판이 길어지자 오후 8시부터 20분가량 꾸벅꾸벅 존 뒤 앉은 채로 목 운동을 했다. 재판이 끝난 뒤 방청석의 시민 4명이 퇴정하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해 “진실이 승리한다는 걸 보여주세요”라고 외쳤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법원은 국정 농단 재판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큰 점을 감안해 재판 방송 중계 허용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대법원은 23일 전국 법원의 형사재판 담당 재판장들에게 이에 대한 의견을 묻는 e메일을 발송했다.

권오혁 hyuk@donga.com·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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