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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삼성, 정유라 승마 지원 배경 뭐냐" 법정서 진실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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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비선실세 최순실 서울중앙지법 출석


승마협회 前간부 "최순실이 삼성합병 도운 탓" 증언

이재용 측 "입증할 수 없는 주장에 불과" 정면 반박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삼성이 최순실씨(61) 딸 정유라(21)씨에게 승마 지원을 한 것은 최씨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지원했기 때문이라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열린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20차 공판에서 김종찬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는 "최씨가 삼성 합병에 도움을 줘서 삼성이 정씨에게 많은 지원을 했다"는 말을 최씨 측근에게서 들었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전 전무는 삼성의 정씨 승마 지원 관련 보도가 나오던 2015년 12월7일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황성수(55) 전 삼성전자 전무와 박원오(65)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를 만나 정씨 관련 언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박 전 전무는 승마 국가대표팀 감독 출신으로, 최씨 측근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그는 정씨의 독일 승마 훈련을 지근거리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부 언론에선 삼성이 정씨에게 좋은 말을 사주는 등 특별히 지원했고, 그 배경에 비선 실세가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했다.

박 전 전무는 김 전 전무에게 이날 논의 내용을 김종(56)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게 보고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다만 김 전 전무는 "김 전 차관에게 보고는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그로부터 며칠 뒤 김 전 전무는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모처에서 박 전 전무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전무가 "언론에서 취재할 정도로 삼성이 정씨에게 많은 돈을 지원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박 전 전무는 "최씨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도움을 줘서 그렇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전무는 "박 전 전무가 '최씨에게서 그렇게 들었다'고 말했다"며 "보통 얘기가 아니라서 깜짝 놀랐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시 대통령 얘기는 하지 않았다"며 "박 전 전무에게 더 물어봤지만, 대답을 안 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이 부회장 측은 김 전 전무 증언의 신뢰성에 강한 의문을 표시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김 전 전무 증언은 박 전 전무 진술을 옮긴 것에 불과하다"며 "합병을 도와준 대가로 승마를 지원해 줬다는 주장을 입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전 전무가 2015년 7월21일 박 전 전무에게서 올림픽 대비 승마선수단 해외 전지훈련 계획안을 이메일로 받았다고 하는데, 삼성은 이 문건을 받은 바 없다"며 "삼성의 훈련 지원이 확정된 상태였다면 삼성도 보고서를 받아봤어야 하지 않았겠냐"고 지적했다.

hey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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