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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美 국방 “IS 말살시키겠다”… 최후통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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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원 고국에 돌아가지 못할 것” / 모술 탈환 앞두고 ‘전멸 전술’ 채택 / 도망친 조직원 테러 차단 포석도

이라크 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마지막 근거지인 모술 수복 작전이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미국이 ‘전멸 전술’(annihilation tactics)을 꺼내들었다. 기존 미군의 작전이 IS 조직원을 한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밀어내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모든 IS 조직원을 사살하겠다는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은 28일(현지시간) CBS방송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우리는 그들을 다른 지역으로 쫓아내는 소모전에서 벗어나 근거지를 포위해 말살하는 전략을 이미 채택했다”며 “우리의 목표는 IS 외국 조직원들이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싸움이 장기전이고 이념에 관한 전쟁이라며 IS가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자금줄을 끊는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매티스의 발언은 우선 IS의 이라크 내 마지막 거점 도시인 모술 탈환을 앞두고 IS에 보내는 경고라는 분석이다. 모술은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국가 건설을 선언한 상징적인 장소지만 이라크 정부군과 미군의 총공세로 최근 IS 영토는 10% 미만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하지만 IS 장악 지역으로 들어가는 길목이 좁기 때문에 지상병력이 걸어서 진입해야 하고, IS가 인간 방패 또는 빌딩 내 부비트랩을 설치해 저항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모술 탈환은 ‘마지막 고비’를 남겨두고 있다는 관측이다.

세계일보

일전 앞두고… 이라크군 병사가 28일(현지시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의 최대 근거지인 모술 서부의 알사하 지역에서 조심스레 전진하고 있다. 이라크군이 IS의 최후 저지선인 모술 서부 구시가지를 사면에서 포위해 곧 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모술=AFP연합뉴스


아울러 도망친 IS 조직원이 유럽 등에서 테러를 감행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미국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영국 가디언은 전했다. 실제 매티스는 전날 미 육군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영국 맨체스터 테러를 언급하며 강력한 대응을 역설했다. 자폭 테러범 살만 아베디는 영국 태생이지만 리비아를 방문한 직후 테러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유럽·북아프리카의 IS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선 미군이 모술에 남아 있는 민간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을 제시하지 않은 채 작전이 변경됐다며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매티스는 “민간인 사상자 발생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에 따르면 지난 25~26일 시리아 동부 데이르 알주르에서 국제동맹군의 두 차례 공습으로 최소 106명이 숨지는 등 민간인 피해는 점점 늘고 있다. 유엔의 스테판 오브라이언 사무국장은 “IS 역시 고의적으로 아동을 노려 총을 쏘고 있다. 민간인 피해를 막는 것은 다른 어떤 목표보다 중시돼야 할 가치”라고 지적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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