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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탈(脫)원전 공식 선언…전기료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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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기획자문위 '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관련 업계 대안 마련 '절실'

포항CBS 문석준 기자

노컷뉴스

월성원자력본부 전경(사진=포항CBS 자료사진)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 방향을 공식적으로 밝히며 본격적인 에너지 정책 개편 작업에 나섰다.

하지만 전기료 인상으로 인한 국민 부담 등 해결해야할 난제도 적지 않은 만큼 대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29일 서울 금융감독원 연수원에서 열린 원자력안전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원자력발전 정책의 전면 재검토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개호 경제2분과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근본적으로 원자력 정책을 재검토하겠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분명한 메시지"라며 "이를 실천하기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포함한 관련 부처·기관에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단계적으로 원전 중심 발전을 폐기해 나가겠다는 것이 문재인 정부의 분명한 뜻이 아니겠냐"면서 "원안위는 이른 시일 안에 분명한 방향을 정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대선을 앞두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현재 7%대로 추정되는 신재생 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다.

국정기획위는 다음 달 초쯤 산업통상자원부 및 원전 사업자인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원전 축소 공약 이행 관련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의 탈(脫) 원전 정책이 분명해짐에 따라 한수원은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수원은 당초 이달 말 착공할 예정이던 경북 울진의 신한울 원전 3, 4호기의 종합설계용역을 중단했다.

부산 기장의 신고리 5, 6호기 공사도 중단할 가능성이 있고, 노후 원전으로 지목받고 있는 월성 1호기도 폐쇄 우려가 높아졌다.

하지만 정부의 급격한 탈(脫)원전 기조에 우려의 시선도 나오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올리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원전 발전 비중을 줄이면, 발전단가가 비싼 LNG화력발전 비중이 올라가 국민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LNG화력발전의 단가는 ㎾당 101원 정도로, 60원대인 원자력이나 70원대인 석탄에 비해 크게 비싸다.

정부가 LNG발전 비중을 높이면 전기료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로, 부담은 결국 국민이나 한전이 떠안게 된다. 석탄 화력은 미세먼지 문제로 논의대상에서 제외된 상태다.

다른 국가들의 원전 확대 정책도 고려할 필요성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탈원전을 선언했던 독일을 비롯해 영국과 중국 등은 원전 발전 비중을 오히려 높이고 있다.

일본마저도 원전 폐기 정책을 수정해 2012년 말부터 5기의 원전을 재가동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발전사 관계자는 "현재의 기술 수준에서 가장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자력발전을 포기할 경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고 부담은 결국 국민이 지게 된다"면서 "정부는 에너지 정책의 장·단점을 국민에게 분명히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한 뒤 대안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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