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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아이를 감시하는 스마트 인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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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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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장난감이 똑똑해지고 있다. 사물인터넷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에 힘입어 장난감, 특히 인형은 마치 사람처럼 아이들과 대화하고 감정을 나눈다.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스마트 인형은 인기가 높다. 주변에서도 국외 출장이나 여행 중에 아이를 위한 선물로 사오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 장난감을 가벼운 마음으로 사주어도 되는 것일까?

지난 2월 독일 정부는 미국 제네시스 토이가 판매하는 ‘마이 프렌드 카일라’의 사용을 금지하고, 인형 속에 있는 마이크를 파기할 것을 부모들에게 요청하였다. 이 인형에 내장된 마이크로폰을 통해 아이들의 대화 내용이 녹음되어 소프트웨어 개발사로 전송되고, 그것이 아이들을 감시하는 수단이 되거나 악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취약한 보안이다. 스마트 인형의 인터넷 접속 보안이 제대로 되지 않고, 아이들의 정보와 대화가 허술하게 보관되고 있어 쉽게 해킹이 될 수 있다. 최근 네덜란드에서 열린 보안전시회에서 11살 소년이 간단한 프로그램으로 테디베어를 해킹하는 시범을 보일 정도로 문제는 심각하다. 실제, 부모와 자녀가 음성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스마트 테디베어의 서버에서 200만개 이상의 메시지가 유출된 사건이 지난 2월 발생하였다.

카메라와 마이크 등 초소형 센서들이 내장되어 있는 스마트 장난감은 인터넷에 접속되어 있어 아이들의 대화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쉽게 노출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는 아이들의 사생활을 보호할 법적·제도적 장치가 미흡하고 이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실정이다.

매력적으로 보이는 스마트 장난감의 위험을 제대로 알고 구매할 때 보안 상태나 개인정보 수집과 이용에 대한 약관을 꼼꼼히 살펴보는 등 부모들의 세심한 관심과 주의가 요구된다. 아이들의 손에 스마트 장난감을 쥐여주기 전에 먼저 스마트한 부모가 되어야 한다.

이재포 협동조합 소요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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