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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中-日 평행이론…中, 25년 전 일본의 전철 밟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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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日과 현재 中 닮았다… 지표는 中이 우위

뉴스1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주석.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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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이코노미스트들은 오랫동안 중국이 일본과 같은 운명에 처했다며 빚을 통해 부양한 호황에는 수년간의 침체가 뒤따른다는 경고를 해왔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24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을 A1로 하향조정한 이후 양국 신용등급이 같아지면서 이같은 경고에 힘이 실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무디스가 제시한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는 1990년대 초 일본이 직면했던 문제들과 비슷하다. 중국이 25년 전 일본처럼 부동산 버블, 취약한 금융시스템 같은 문제들로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동일한 신용 등급으로의 하향조정은 중국이 일본이 겪었던 문제들을 피해갈 수 있을지에 대해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

◇ 1990년대 초 일본과 오늘날 중국의 평행이론

WSJ에 따르면, 1990년대 초 일본 경제와 오늘날 중국 경제는 꽤 닮아있다. 강력한 자본지출과 부동산버블, 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가 그 예다.

1990년대 초 일본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자본 지출이 최근 중국 성장의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 자본지출 투자는 2010년까지 중국 연간 경제 성장률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다. 그 비중이 지난 1990년 1/3이었던 것과 비교해 크게 늘었다.

가계소득, 임대료 상승을 능가하는 부동산 가격 급등 역시 1990년대 초 일본과 현재 중국의 공통점 중 하나다. 일본 버블 절정기에, 도쿄 지역 주거용 부동산 가격은 1년 간 69% 뛰었다. 이후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면서 1990년대 초부터 토지 가격은 15년 연속 연간 하락을 기록했다.

부동산 버블 붕괴는 일본 금융 시스템 규제의 취약성을 노출시켰다. 이는 오늘날 중국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본은 은행 구제에 공공 자금으로 수십억달러를 지출해야만 했으며, 백화점 업체 '소고'같은 비금융 회사들까지 파산에 이르렀다.

중국에서도 이런 상황은 재현되고 있다. 중국 은행들은 섀도우 뱅킹을 통해 장부외 거래 형태로 부동산 대출을 늘려왔다. 최근 중국 부동산 가격은 급등해 올해 베이징 부동산 가격은 16%까지 올랐다.

고령화와 인구감소 전망도 1990년대 초 일본과 오늘날 중국에서 함께 나타나는 문제다. 1990년대쯤 일본 인구가 15~20년 정도 이후에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으며 실제로 현실화됐다. 고령화로 인한 인구 감소 전망은 소비자와 기업 심리를 악화시켰다. 국제연합(UN)은 중국 인구가 15년 정도 뒤인 2030년대쯤 정점에 도달한 뒤 급격하게 줄어들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 부채·지표는 일본이 더 나빠

많이 닮아보이는 일본과 중국이지만, 몇몇 지표에 한해서 일본은 중국보다 더 나빠 보인다. 일본의 올해 1분기 경제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높은 2.2%를 기록했으나 중국 성장률 6.9%에는 크게 뒤떨어졌다.

부채 문제 역시 일본이 중국보다 훨씬 심각하다. 중국의 정부·회사·가계를 포함한 비금융 부문 총 신용 비율은 국내총생산(GDP)의 256%로 급증했다. 그러나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일본의 경우 같은 비율이 373%에 달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중국 경제의 상대적 우위를 인정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 CEO 위원회에 참석해 "80년대 말 일본은 거의 다 발달한 경제로, 6.5%보다 훨씬 낮은 성장률을 나타냈으며 인구 증가는 거의 멈춘 상태였다"며 "그러나 중국의 경우 아직 인구가 늘어나고 있고 도시화가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로다 총재는 "중국 정부는 섬세한 균형을 취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경착륙을 피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 정부에 대해 "지금까지 꽤 잘 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일본 경제에 긍정적인 점 하나는 일본이 이미 부유한 국가라는 점이다. 세계은행(WB)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일본의 1인당 GDP는 3만4524달러로, 중국 8069달러의 4배를 상회한다. 한편 중국 경제에는 아직 구조적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다며 국민 소득 문제는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라고 WSJ는 지적했다.
mins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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