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특사 김희중 대주교 귀국… “남북정상회담 중재 요청설은 와전”
문재인 대통령의 특사로 바티칸 교황청을 찾은 김희중 대주교(오른쪽)가 26일(현지 시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교황청 제공 |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한 교황청 특사인 김희중 대주교(70·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가 6박 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귀국했다. 김 대주교는 공항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만남을 통해 한반도를 외교적으로 정신적으로 지원하고자 하는 교황청의 바람을 더욱 생생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김 대주교는 바티칸 방문 기간에 프란치스코 교황을 두 차례 만났다. 24일 교황의 일반알현 직후 연단에 올라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 달라는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26일에는 교황 숙소인 산타마르타에서 함께 미사를 집전한 뒤 짧은 대화를 나눴다.
김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특사단의 의견을 메모로까지 남기며 한반도 평화와 새 정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교황을 알현하기에 앞서 한반도 문제에 관한 우리나라의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교황께서 직접적인 중재보다는 남북이 대화 국면으로 돌아설 수 있도록 기도해주고 도와주시면 좋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며 “기도해달라는 말에 모든 것이 함축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사단에 동행한 성염 전 바티칸대사는 “북한은 바티칸과 수교하고 있지 않다”는 한계를 전제한 뒤 “정신적 지도자로서 영향을 미쳐주길 바란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대주교는 친서를 통해 교황에게 남북정상회담 중재 요청이 들어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 정상들이 직접 만난다면 훨씬 문제가 쉽게 해결될 것이란 이야기를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도 했던 적이 있다”며 “이런 부분들이 와전된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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