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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Top-Notch]㉔ 구글의 새 광고 서비스··· 사생활의 '독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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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은 인터넷 이용자 어떤 광고를 보고 어느 가게에서 어떤 상품을 샀는지 알고 있다. 이를 광고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구글이 최근 “온라인 광고 클릭과 오프라인 상품 구매의 상관 관계를 알려주는 데이터를 광고주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밝혀 사생활 보호와 관련 논란이 일고 있다고 BBC가 5월24일 인터넷판 톱 뉴스로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와 BBC는 “구글이 개인정보 보호 장치를 갖췄다고 하지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이용 정보를 확보하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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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새 광고 서비스가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는 독배가 될 것이란 주장이 나오고 있다./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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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포스트, “광고주에게 성배를 쥐어 주는 셈”

구글 어트리션(Attrition)은 최근 “광고주들이 온라인 광고가 오프라인 판매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알 수 있도록 관련 데이터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파트너사를 통해 미국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 현금카드 사용의 70%에 해당하는 내용도 확보했다”고 밝혔다. 구글 어트리션은 구글의 모회자인 알파벳이 운영하는 인터넷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구글 어트리션은 “새 서비스를 통해 모든 광고주들이 역사상 처음으로 한 자리에서 각종 디지털 디바이스와 모든 채널에 걸친 광고와 마케팅 효과를 측정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기업 광고가 실제 소비자 구매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정보는 광고주들의 오랜 꿈이었다. 구글의 제안은 광고주들이 꿈꿔온 ‘성배(holy grail)’를 쥐어주는 셈”이라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구글의 새 서비스는 구글의 광고 효과에 대한 광고주들의 점증하는 불만과 우려에 대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가령 유튜브를 통한 기업 이미지 광고가 혐오, 폭력, 음란 사이트에 노출되고 있다는 광고주들의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디지털 기업들에게 광고는 여전히 생명줄이자 주수입원이다.

구글은 검색, 이메일, 유튜브, 구글 맵 등 자사의 서비스를 이용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790억달러에 달하는 매출 대부분을 기업 광고로 올린다.

21세기 초반 유망 스타트업 기업이던 구글은 검색 광고를 도입해 대박을 치면서 일약 최고의 디지털 기업으로 도약했고, 페이스북도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의 온라인 광고를 도입하면서 단숨에 흑자 기업으로 전환했다.

더 많은 클릭과 방문자수를 확보하기 위한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의 사활을 건 기술 경쟁도 결국은 광고 수입을 올리기 위한 전략과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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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페이지 알파벳 CEO./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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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 “검색 등 이용정보, 카드 정보, 위치 정보 결합”··· 구체적인 정보는 비공개

외신들은 “구글은 애드워즈(AdWords) 서비스, 구글 애널리틱스, 더블 클릭 서치 등을 통해 디지털 디바이스에 노출된 광고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구글 검색 정보와 통합, 엄청난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 신용카드 사용 내역과 결합하면 디지털 광고를 본 소비자가 실제 오프라인 상점에서 상품을 구매했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의 새 서비스를 이용하면 스마트폰을 통해 의류 광고를 본 소비자가 실제 백화점에 가서 상품을 샀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

구글은 “최근 3년간 50억개의 상점 방문 기록을 측정했다”며 “이용자 데이터 축적과 분석을 직접 하지 않고 서드 파티 협력사가 하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은 그러나 파트너 기업이 어디인지, 정보 수집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등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은 “개별 이용자의 구체적인 사용 내역은 공개하지 않는다. 상점 방문 정보는 확보되는 대로 익명화되고 상점의 구체적인 위치 정보를 제외한 데이터들이 광고주들에게 제공된다. 특정 시기 모든 구매 행위의 가치를 측정한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구글은 “이용자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고객 암호화 기술을 개발 중”이라면서 “암호화 기술이 특허 출원 중이라 아직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글의 새로운 서비스는 현재 미국에서만 가능한데 올해 말 유럽에 출시되면 사생활 보호를 둘러싼 논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B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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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의 새로운 광고주 서비스는 광고주에게는 성배가 될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사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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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생활 보호 전문가들, “구글에 제공하는 개인 정보 축소해야”

외신들은 디지털 이용 기록들이 실생활의 구매 기록과 연결되면 개인 사생활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수준으로 축소되고 민감한 사생활이 노출될 위험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용자 정보 이용을 엄청나게 확대하면서 정작 중요한 개인 정보 보호 대책 방안을 공개하지 않는 구글의 비밀주의에 대해 비판도 나온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소비자 단체 운동가인 폴 스티븐스은 “구글의 개인 정보 보호 시스템이 해커들의 공격에서 안전할 지 회의적이다. 여러 기업들이 고객 정보를 도난당한 적이 있다”고 우려했다.

르네이트 삼손 빅 브라더 워치 소장은 “구글 등에 쇼핑 습관을 노출시키지 않으려면 구글에 넘겨주는 개인 정보량을 제한하는 수 밖에 없다”며 “디지털 영수증을 받기 위해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지 않는 등 개인들이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은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등 각종 신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인간의 생활을 엄청나게 개선할 유용한 기술들이지만 이용자의 데이터도 초 단위로 기록되고 축적되는 기술들이다.

빅 데이터 분석 기술과 결합하면 미래 개인 사생활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질 정도로 축소될 가능성도 있다.

신기술 개발 속도는 광속으로 진행되고 제도 마련은 거북이 걸음을 걷는 기술혁명 시대에서 개인의 자유 공간, 자기 만의 공간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방성수 기자(ssba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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