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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서민물가 너무해②]"안 오른게 없어요" 고달픈 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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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음료·화장품· 업계 불문 전방위적 가격 인상

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성은 기자,정은지 기자,김민석 기자 = 식음료를 중심으로 각종 생활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면서 서민들의 삶이 더 고달파지고 있다. 너도나도 가격 인상 대열에 들어서면서 소위 '가격 인상 대란'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먹거리는 물론 화장품 같은 생활용품도 가격을 올린데 이어 최근엔 커피 프랜차이즈까지 가격 인상 움직임이 확산됐다. 최저 2000원대에 형성됐던 편의점 도시락 역시 이같은 가격대를 보기 힘들어졌다.

일부 업체들은 대통령 대선이 있었던 이번달 9일을 전후해 가격을 올리기도 했다. '최순실 게이트'로 정국이 어수선해지면서 당국의 물가감시가 느슨해지자 업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가격인상 행렬에 동참하는 모습이다.

◇식음료 선두 기업 가격인상 신호탄에 '우루루'

가격인상의 첫 테이프는 업계 매출 1위 업체들이 끊었다.

탄산음료 매출 부동의 1위인 코카콜라음료가 대표적이다. 코카콜라음료는 지난해 10월말 코카콜라와 환타 2종의 출고가격을 5% 인상했다. 당시 경쟁 업체들의 제품 가격이 오를 거라는 업계의 예측은 6개월 뒤 적중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5월 7개 제품의 편의점 판매가격을 평균 7.5% 인상했다. 특히 롯데칠성음료는 대통령 대선 전날 가격을 기습 인상해 논란을 빚었다.

맥주업계도 마찬가지다. 매출 1위 오비맥주가 지난해 11월 카스·프리미어OB·카프리 등 주요 품목의 출고가격을 평균 6% 올리자 2위인 하이트진로도 덩달아 가격을 올렸다. 하이트진로는 작년 12월 대표 브랜드인 하이트와 맥스의 출고가를 평균 6.3% 인상했다.

생필품으로 꼽히는 라면도 가격 인상대열에 합류했다. 국내 라면업계 최고 매출을 올리는 농심은 작년 12월 신라면, 너구리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5.5% 인상했다. 이어 삼양식품은 이번달부터 삼양라면, 짜짜로니 등의 가격을 농심과 비슷한 인상폭으로 조정했다.

◇화장품 업계, 가격 올리는 건 이제 연례 행사

화장품 수입 브랜드는 지난해 연말이 되자 당연하다는 듯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세계화장품 1위 로레알그룹의 Δ랑콤 Δ입생로랑 Δ슈에무라 Δ조르지오 아르마니 등 4개 브랜드는 지난해말 500여개 품목 가격을 평균 5% 정도 인상했다.

이어 지난 3월 시세이도 계열 색조브랜드 나스는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3% 인상했다. 같은 시기 LG생활건강 허브화장품 브랜드 빌리프도 30여개 제품가격을 평균 4% 인상했다.

LG생건 럭셔리 발효화장품 브랜드 '숨37'은 다음달 1일부터 제품 가격을 올리기로 했다. 인상폭은 최대 9.5% 수준이다. LG생건 관계자는 "워터풀라인은 2012년 4월 이후 5년만, 타임에너지는 2014년 10월 이후 2년 반 만에 가격이 인상된 것"이라며 "물가상승에 따른 원부자재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격 조정"이라고 말했다.

LG생건과 달리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가격인상으로 인한 논란을 피하기 위해 제품 포장박스·용기디자인·제품 용량 등을 조금씩 바꿔 리뉴얼 출시하면서 슬금슬금 가격을 올렸다.

◇햄버거·커피 이어 국민간식 치킨도 가격↑

올 들어서는 프랜차이즈 업계로도 가격 인상 도미노 현상이 확산됐다. 올해 1월 맥도날드가 햄버거 값을 평균 1.4% 인상하자 2월엔 버거킹이 뒤따라 가격을 올렸다. 버거킹의 평균 가격 인상폭은 3.7%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선 가장 많은 매장수를 보유한 이디야가 정초부터 가격을 올렸다. 올해 1월 빙수 2종 가격을 5.4% 올린 것이다. 이어 Δ드롭탑(3월) Δ투썸플레이스(4월) Δ나뚜루팝(5월) Δ뚜레쥬르(5월) Δ설빙(5월) 등도 빙수 가격을 줄줄이 인상했다.

커피전문점 탐앤탐스의 가격 인상도 설 연휴 첫날에 이뤄졌다. 차 음료 브랜드 공차코리아는 지난 4월 가격 조정을 했다.

싼 가격을 내세운 저가형 프랜차이즈 시장도 마찬가지다. 업계를 주도하는 빽다방이 지난달 가격을 최대 20% 인상한데 이어 주스브랜드 '쥬씨'도 이번달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33% 올렸다.

이달 들어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BBQ가 품목별로 최대 12.5% 인상했다. 이에 업계는 국민간식으로 불리는 치킨 역시 업계 전반으로 가격인상이 퍼져나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싼값에 한 끼 때우던 편의점 물가도 '덜덜'

간단하고 저렴하게 한 끼를 떼울 수 있어 소비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던 편의점 물가 역시 무섭다. 국내 편의점 3사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가운데 4000원대 도시락 비중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다.

홈페이지에서 소개되고 있는 도시락을 기준으로 씨유가 총 21개 도시락 제품을 판매하는데 도시락 가격이 4000원을 넘는 제품은 총 14개다. 전체의 66%에 달한다. GS25에서 판매하는 도시락 중 4000원대 도시락은 12개 중 7개에 달했고 세븐일레븐의 경우 13개 가운데 4000원이 넘는 도시락은 8개로 집계됐다.

편의점 도시락이 확산되던 시기는 2010년께다. 당시만 하더라도 '혜자 도시락'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GS25의 도시락 가격은 2000원대에 주로 형성됐다. 비싸더라도 3000원대에 판매됐던 것이 사실이다.

도시락 뿐 아니라 삼각김밥은 1000원 시대를 열었고 샌드위치 역시 2000원으로는 선택폭이 줄어든다. 당초 7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던 삼각김밥은 이미 1000원 수준으로 가격이 올랐다.

한 소비자는 "편의점에서 1만원 이하씩 소액결제하는게 한달씩 쌓이면 생각보다 부담이 된다"며 "편의점에서 먹느니 오히려 식당을 가는게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신제품으로 인상 감추던 가구업계도 이례적 가격 인상

국내 가구회사들도 4~6월 제품가격 인상을 결정했다. 현대리바트는 지난달 일부 품목 가격을 평균 3.5% 올렸다. 한 달 뒤 업계 1위 한샘도 생활용품을 제외하고 가구 제품 중 약 절반의 가격을 1.45% 높였다.

퍼시스 계열 일룸도 내달 1일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확정했다. 대리점 일선에서 공개된 인상안을 보면 침대의 경우 '팅클팝'은 8%, 허비와 캐빈은 4%대 오른다.

주된 배경으로는 원재료 가격을 비롯해 인건비, 매장 운영 비용 부담이 높아진 점이 꼽힌다. 가구 시장이 커지면서 이전보다 낮아진 소비자의 가격 저항감, 마케팅 비용 확대 등도 인상 요인으로 지목된다.
se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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