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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Why] 핫치킨 이어 핵치킨… 매운맛 열풍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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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가 타들어가는 느낌"

매운맛 도넛까지 나와

스트레스 풀려 자극적인 맛 찾아

지난달 24일 도넛 전문 프랜차이즈 '크리스피 크림'이 매운맛 도넛인 '매운 오리지널'을 출시했다. 달콤하기만 할 것 같은 도넛에 할라피뇨를 잘게 썰어 넣어 맵게 만든 제품이다. 매콤한 떡볶이 정도로 매운 이 도넛은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크리스피 크림 측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만 출시된 제품"이라며 "매운맛을 원하는 고객이 많고 매운맛 트렌드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 제품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최근 출시된 매운맛 도넛. 할라피뇨를 썰어 넣어 떡볶이 정도의 매운맛이 난다./크리스피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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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이 더 매워지고 또 다양해지고 있다. 도넛뿐만 아니라 캡사이신 맛 사탕, 겨자 맛 쿠키가 나왔고 '청양 고추를 우려낸 맛'을 내준다는 조미료도 있다. 치킨업계에선'가장 매워 보이는' 이름을 붙이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또래오래는 '리얼 핫 양념치킨', 네네치킨은 '쇼킹 핫 양념치킨', 페리카나는 '핫 데블 치킨' 등 이름만 들어도 입안이 얼얼해지는 이름이 등장했다. 삼양식품은 2012년 출시한 불닭볶음면 인기에 힘입어 그보다 두 배가량 매운 핵불닭볶음면을 지난 1월 내놓았다. 출시 3개월 만에 800만 개가 팔렸다. 10년 전 매운 라면의 1인자였던 농심의 신라면을 매운 정도를 평가하는 스코빌 지수(Scoville Heat Unit·캡사이신 농도)로 나타냈을 때 2700으로 나오지만 핵불닭볶음면의 스코빌 지수는 8706이다. 삼양식품 측은 "불닭볶음면보다 더 매운 라면을 만들어달라는 소비자들의 요청이 많았다"고 말했다. 한 방울로도 극한의 매운맛을 낼 수 있는 캡사이신 소스 판매량도 매년 증가 추세다. 캡사이신 소스 판매율 1위인 청우식품에 따르면 캡사이신 판매량은 지난 2014년 33만㎏에서 지난해 38만㎏으로 약 15% 늘었다. 청우식품 관계자는 "3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식품업체나 식당에서 대량으로 구매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엔 가정집에서 인터넷으로 주문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이영은 원광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짜릿한 자극을 한번 받게 되면 미각에서 그보다 더 강한 자극을 원하기 때문에 점점 더 매운맛을 찾는 것"이라며 "매운 음식을 먹으면 스트레스 해소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지만 오히려 매운맛에 중독돼 식재료 맛을 느낄 수 없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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