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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트럼프 反이민정책 '탁월한 표적'…히스패닉 갱단 MS-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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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인데 나쁘기까지' 트럼프 일석이조 효과

뉴스1

© AFP=뉴스1


(서울=뉴스1) 정이나 기자 = 멕시코에서 유입되는 '배드 옴브레'(bad hombre), 즉 '나쁜 놈들'을 쫓아내겠다고 큰소리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의 히스패닉 갱단 'MS-13'이 트럼프 대통령 반(反)이민 정책의 대표적인 '타깃'이 되고 있다.

총기는 물론 수렵용 칼이나 야구 방망이 등으로 사람들을 잔혹하게 폭행·살해한다고 알려진 MS-13은 중부 아메리카와 미국내 40개주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멕시코와 캐나다, 멀게는 스페인까지도 조직원들이 활동중이다.

MS-13 조직에 대한 책을 냈던 작가 새뮤얼 로건은 "두려움을 만들어내고 그 두려움을 무기로 활용하는 범죄 조직"이라고 묘사한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는 서류 미소지 불법 체류자들에 대한 추방, 국경장벽 건립 등 현 정권의 반이민 정책들을 합리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MS-13을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조직'으로 선포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MS-13을 직접 거론하며 "사실상 미국의 모든 마을과 도시를 점령했지만, 믿어달라. 그들은 우리의 거리에서 아주 빨리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미 이민세관집행국(ICE)에 따르면 이번달 들어 체포된 갱단 조직원은 1100명에 육박한다. 그러나 체포된 이의 3분의2는 이민자가 아닌 미국 시민권자였으며 MS-13 조직원은 104명에 불과했다.

미국 탐사단체 '인사이트 크라임'의 엑토르 실바는 MS-13이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에 있어 ‘완벽한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미국인들의 일반적인 생각에 "갱단은 곧 라틴 아메리카인들"인데, 이는 결국 '외국인인데 나쁘기까지' 한게 된다는 것이다. 즉 MS-13을 겨냥함으로써 트럼프 대통령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게 되는 셈이다.

그러나 MS-13를 표적으로 삼는 것이 오히려 MS-13의 실질적인 격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MS-13 관련 범죄의 피해자는 대부분 히스패닉인데, 그들이 MS-13 수사를 위해 추방을 감수하고까지 자신들의 신원을 드러내며 경찰에 협조할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지난달 MS-13에 의해 청소년 4명이 잔인하게 살해된 뉴욕 서포크 카운티의 티모시 시니 경찰국장은 이번주 열린 상원 청문회에 증인으로 참석해 "만약 신분 때문에 사법당국에 자유로이 협조할 수 없다면 경찰은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고 주민들의 안전 또한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진술했다.

'인사이트 크라임'의 실바 연구원은 "이민자들은 잔인한 갱단과는 공존할 수 있어도 추방은 견디지 못한다"며 불법 이민자들이 추방보다는 차라리 MS-13과의 싸움을 선택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MS-13 조직은 1980년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엘살바도르 이민자 사회에서 처음 생겨났다.

1990~2000년대 MS-13 조직원 다수가 엘살바도르와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으로 추방됐고 이후 미국으로 돌아온 MS-13 소속 이민자들이 다시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2012년 '범국가적 범죄 조직'으로 선포된 MS-13은 국제적 규모의 마약 밀반입보다는 거리 밀매, 인신매매, 성매매 등을 통해 수입을 얻고 있다.
l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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