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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알파고 '복식전' 데뷔…사람과 교감·호흡 가능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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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샤오팀, 초반 열세 뒤집고 역전승…알파고, 파트너 보완·지원 역량 선보여]

머니투데이

26일 중국 구리 9단(오른쪽)과 렌샤오 8단(왼쪽)이 각각 알파고와 짝을 이워 페어대국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이 대국은 백 220수만에 렌샤오팀이 불계승을 거뒀다. /사진제공= 구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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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AI(인공지능) 알파고가 처음으로 페어바둑에 도전했다. 사람과 짝을 이뤄 번갈아 수를 두며 서로의 생각을 읽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실험에 나선 것.

26일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열린 '바둑의 미래 서밋' 3번째 대국에서 중국 구리 9단-알파고 팀(흑)과 렌샤오 8단-알파고 팀(백)이 페어대국 맞대결을 펼쳤다.

페어대국은 같은 팀 사이의 호흡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파트너가 둔 수의 흐름을 읽고 다음 차례에서 이를 살리는 수를 이어가거나, 파트너의 실수를 다음 수로 만회하는 등 궁합이 중요하다. 이날 알파고의 페이대국은 알파고가 사람처럼 파트너의 수를 읽고 호흡을 맞출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실험에 가까웠다.

승패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지만 이번 대국에서는 렌샤오-알파고 팀이 승리했다. 대국 초중반까지 다소 열세였던 렌샤오 팀은 좌상변에서 알파고(백)가 흑을 젖힌 수를 둔데 이어 다음 수에서 렌샤오 8단이 알파고의 의중을 파악하고 한칸을 띄어 공세를 강화하는 수를 두면서 전세가 역전됐다.

이 전까지는 구리 9단 팀이 오히려 찰떡 궁합을 자랑했다. 구리 9단이 예측을 깨는 수를 던질 때마다 알파고(흑)가 그 수를 파악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수를 두며 지원하는 장면이 수차례 연출됐다. 이날 '바둑TV' 해설을 맡은 목진석 9단은 "구리 9단이 자신의 뜻을 파악한 알파고(흑)에게 흡족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렌샤오 8단은 구리 9단 팀의 수를 읽기 위해 제한 시간 가운데 상당 부분을 소모했다. 이에 알파고(백)은 빠르게 수를 이어가며 부족한 시간을 보완했다.

두터운 바둑이 이어지던 대국은 중후반부터 구리 9단과 렌샤오 8단의 의도한 듯한 공격적인 수를 두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간 알파고는 우위를 점하면서 안정적으로 대국을 이어가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파트너들이 잇달아 전투적인 모습을 취하면서 양팀 알파고 역시 이를 만회하거나 해당 수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막판 구리 9단의 의도한 듯한 파격적인 수에 알파고 역시 흔들리면서 대국은 백 220수만에 렌샤오 팀이 불계승을 거뒀다.

한편 이날 오후에는 정상급 기사 5명이 한팀이 돼 알파고와 상담기 대국에 나선다. 사람의 집단지성과 AI의 대결이 펼쳐지는 것. 이번 대국에는 중국 스웨·천야오예·미위팅·탕웨이싱·저우루이양 9단이 참석한다. 5명 모두 세계대회 우승경험을 갖춘 이들은 머리를 맞대 알파고과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이하늘 기자 iskr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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