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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망가진 언론, 회피 말고 욕해주시고 같이 싸워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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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언론장악 진상조사 및 언론개혁 촉구 기자회견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노컷뉴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언론장악 진상규명 및 언론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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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이 언론적폐 청산을 위한 내부 투쟁에 들어간다고 전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에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벌어졌던 언론장악 진상조사' 및 '강력한 언론개혁' 추진을 촉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김환균, 이하 언론노조)은 26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환균 위원장은 "작년 가을부터 뜨겁게 달궜던 촛불시민의 힘이 정권교체를 이뤄냈다"며 " 대선 기간에 수많은 적폐 청산 중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언론, 검찰 적폐 청산이라고 천명한 바 있다. 이게 되지 않으면 다른 적폐 청산에 차질 빚을 수밖에 없다는 게 시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언론을 훼손하고 망친 자들 청산하는 것이 그 시작"이라며 "그것과 함께 청와대가 정치권력이 이명박 정부 이래 어떻게 언론을 장악해 왔는지, 장악하려고 했는지도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것만이 언론개혁을 하는 올바른 첫걸음"이라고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 당시였던 김재철 사장이 내려와 MBC의 '비정상화'를 주도한 이후 9년 가까이 맥을 못 추고 있는 MBC는 언론노조 소속 사업장 중에서 가장 먼저 사장 퇴진 투쟁에 나선다.

MBC본부 김연국 본부장은 "김재철 낙하산 사장에 맞서는 39일 파업, 2012년 170일 파업 모두 다 저들은 처참하게 짓밟았다. 10명이 해고됐고 200명이 넘는 기자, PD, 아나운서들이 쫓겨났다"며 "저 개인적으로도 취재하고 기사 쓴 게 5년이 넘었다"고말했다.

김 본부장은 "기자들로 구성된 대선보도 감시단은 최근 성명을 내어 19대 대선 MBC 보도는 사상 최악의 왜곡·편파보도라고 밝혔다. 이에 대한 직접적 책임자는 김장겸 사장"이라며 "2011년 2월 보도국 정치부장으로 취임해 MBC뉴스를 장악하기 시작한 이후, 보도국장, 보도본부장, 사장으로 수직상승했다. 2012년 18대 대선 왜곡보도, 2014년 세월호 왜곡보도, 이번 대선 왜곡보도까지 이 모든 추락의 직접적 책임자"라고 비판했다.

이어, "기자들로 이루어진 대선보도 감시단과 콘텐츠제작국 PD 29명 기명성명으로 김장겸 사장 퇴진을 엄중히 요구했다"며 "이 여름이 가기 전에, 지난 9년의 야만적인 언론장악을 끝장내고 MBC를 다시 국민의 품으로 돌려드리는 강하고 짧은 투쟁을 전개할 것을 약속한다. 국민 여러분께서 꼭 함께 싸워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KBS본부(새노조) 성재호 본부장은 "최근 KBS 내부 게시판에 고대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직원들의 글이 빗발치고 있는데, 한 국장이 20년차 이상 기자들의 연대성명에 이름을 올린 한 팀장에게 성명을 이유로 보직해임하겠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정말 보직해임을 당해야 될 자가 누군가"라고 반문했다.

성 본부장은 "정권이 바뀌었으니까 박근혜가 임명한 사장, 이사장 물러날 것이라고 기대하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지만 이 사람들은 절대로 물러날 사람들이 아니"라며 "내부 직원, 조합원들 모두 일어나 먼저 싸우겠다. 절대 권력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언론 부역자들을 쫓아내고,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쌓인 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지부 이주영 지부장은 "박노황 사장이 지난 2년 동안 우리 연합뉴스뿐 아니라 언론계 전체에 먹칠을 해 온 게 사실이다. 지금까지 이런 사람을 안고 올 수밖에 없었던 점, 이제야 나서는 점 저희가 비겁했기 때문이라는 것 인정한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갈 순 없다"고 강조했다.

이 지부장은 "공적 자본이 투입된 언론 또는 공영언론들은 지금 다시 태어나지 않으면 언제 다시 권력의 하수인으로 전락할지 모른다"며 "바른 언론으로 가기 위해 노조는 본격적으로 박노황 퇴진운동에 나선다. 조합원 75.6%가 찬성표를 던져줬다. 함께 투쟁해 주십시오"라고 전했다.

SBS본부 윤창현 본부장은 "SBS는 그동안 문제적 인물에 대한 인적 청산, 제도 개선, 사측 공식사과 다 받아냈다. 그런 와중에 나가지 말았어야 할 보도가 나가면서 그동안 정말 힘들게 쌓아온 공든탑이 무너지는 것 같은 절망을 느꼈다"고 밝혔다.

윤 본부장은 "저희의 잘못을 투명하게 공개했지만 의구심이 남아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비판하시면 비판받고 매 드시면 매를 맞겠다. 그러나 비난과 조롱의 1/10만이라도 여기의 이 다섯 사람(고대영·이인호·김장겸·고영주·박노황)에게 관심을 돌려주시기 바란다. 공영언론에 꼭두각시들이 남아있는 한 언론개혁은 공염불이 될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그는 "국민들이 민주주의 위해서 싸우는 동안 언론은 부역질을 멈추지 않았다. 광주에서는 시민들에 의해 불탔고 지난해 광화문 광장에서는 늬들도 공범이라는 질타를 받았다. 이런 치욕적인 역사, 이 불의한 언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만큼 시민들께서 국민들께서 관심 가져주셔야 한다"면서 "망가진 언론 회피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아주십시오. 욕해주시고 같이 싸워주십시오. 그래야 여러분의 삶과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 같이 손 내밀어 주시기 간곡히 호소드린다. 언론노동자들이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앞서 언론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어 KBS 고대영 사장, 이인호 이사장, MBC 김장겸 사장,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연합뉴스 박노황 사장 5인의 퇴진을 촉구하는 향후 투쟁을 결의했다. 언론노조 소속 언론노동자들은 빠르면 내달 초부터 내부 투쟁을 시작할 예정이다. MBC본부는 내달 2일, KBS 새노조는 내달 14일, 연합뉴스지부는 내달 23일 각각 투쟁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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