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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임신도 마음대로 못 하는 간호사들…면전에 대놓고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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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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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안그래도 출산율이 낮은 요즘, 원하는 때에 임신을 하지 못하고, 또 아이를 가지면 죄인 취급받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간호사들 이야기입니다. 부족한 일손 탓에 전체 간호사의 1/3 정도가 아이를 갖는 데도 병원의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입니다.

송인호 기자입니다.

<기자>

지방의 한 대형병원 수간호사가 후배 간호사들을 모아놓고 근무 여건을 얘기하면서 임신 문제를 꺼냅니다.

[육아 들어가면 일단 휴직할 거니까. 남아 있는 사람끼리 죽을 쑤든 밥을 짓든 모르겠고 나는 도망가 버린다.]

은근히 피임 압박까지 가합니다.

[피임 안 하면 임신이죠. 뭐. 100프로 임신입니다. 알겠죠? 이렇게 얘기하고 있는 이 시국이 너무 우울해진다.]

간호사가 워낙 부족하다 보니, 수간호사도 어쩔 수 없이 악역을 맡게 되는 겁니다.

보건의료노조의 실태조사 결과 아이를 낳은 간호 인력의 1/3은 임신 결정이 자유롭지 못하다고 응답했습니다.

[임신 경험 간호사 (수도권 병원) : 임신을 많이 하게 되면 어렵다 보니까, 한 병동에 한 명만 임신해라 이런 암묵적인 지시가 내려와요.]

또, 간호 인력의 절반가량은 임신 중 초과근로를 경험했고, 법적으로 금지된 야간근로 경험자도 20%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임신 경험 간호사 (지방 병원) : 밤을 지새우는 건데 이게 보통 임신 안 해도 힘든 일이거든요. 임신하면 저도 초반에 두 개(이틀)정도 했었는데 그때는 너무 힘들더라고요.]

정부의 간호 인력 확충 방안이 조속히 마련되지 않은 한, 임신과 출산조차 마음 놓고 할 수 없는 비인권적 관행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이병주, 영상편집 : 최혜영)

[송인호 기자 songste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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