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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알파고 최대 혁신은 스스로 학습… 범용 AI 가능성 입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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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딥마인드 데미스 허사비스 CEO 기자간담회 / 범용성 증대… 난제 해결 기대감 / “데이터 의존 없이 지식 습득… 질병 진단·신약 개발 큰 도움” / 커제 꺾고 2연승… 우승 확정 / “알파고에 목표 주는 것은 인간… 기억·상상·언어능력 등 못 갖춰”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가 3번기 제2국에서도 중국 바둑기사 커제 9단을 가볍게 제압했다. 구글 딥마인드의 최고 경영진은 AI 바둑기사 알파고가 지난해와 가장 크게 달라진 점으로 스스로 학습한다는 사실을 꼽았다. 이를 통해 범용 AI의 가능성을 증명했다는 설명이다.

구글 자회사인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와 연구개발(R&D) 책임자인 데이비드 실버 박사가 25일 ‘바둑의 미래 서밋’이 열리고 있는 중국 저장성 우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AI의 기술과 미래에 대해 설명했다. 이 간담회는 화상 시스템을 통해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글캠퍼스 서울에서 동시에 진행됐다.

세계일보

24일(현지시간) 중국 저장성 우전시 인터넷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인공지능(AI) 미래 포럼’에서 구글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 최고경영자(CEO)가 연설하고 있다.연합뉴스


실버 박사는 “알파고가 자신과 수없이 바둑을 두면서 자신의 약점을 빨리 찾아내 고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이후 알파고에 대한 개선 노력에 집중했다”며 “범용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이어 “사람들이 기계학습을 생각할 때 연산력과 데이터 양을 중요시 생각하는데 실제 가장 중요한 것은 알고리즘”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알파고의 연산력은 오히려 기존 알파고보다 10배 줄었지만, 스스로 학습할 수 있게 되면서 범용성은 증대됐다는 설명이다. 알파고는 수개월이 걸리던 학습을 이제 수주면 해낸다. 딥마인드는 인간이 미리 만든 데이터에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지식 학습을 통해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범용 AI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허사비스 CEO는 “범용 AI는 과학자, 의사, 간호사에게 놀라운 도구”라며 “질병을 진단·치료하고 신약을 개발하는 데도 AI가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의 많은 난제들을 AI로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실제 알파고를 다른 분야에 활용한 예로는 구글의 데이터센터의 효율 개선을 들었다. 딥마인드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최적화로 구글 데이터센터는 전력 사용량을 40% 줄였다.

알파고가 바둑계에서 인간을 뛰어넘는 성취를 거두긴 했지만, 허사비스는 여전히 AI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했다.

허사비스는 “알파고와 인간의 지능은 많은 차이가 난다”며 “기억, 상상, 언어 등 다양한 능력을 알파고는 아직 못 갖췄다”고 말했다. AI가 인간의 통제를 벗어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알파고가 스스로 학습하지만 목표를 주는 것은 인간이며, 인간이 여전히 여러 값을 제어하고 있다”고 답했다.

허사비스는 강력한 학습 능력을 갖춘 AI가 윤리 의식 같은 고차원의 주제를 배울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언젠가 논의해야 할 흥미로운 사안”이라면서도 “아직은 기술적으로 초기 단계라 당장 검토하기 이르다”고 답했다.

이날 2연승을 거둔 알파고는 우승을 확정 짓고 27일 커제와 제3국을 치르게 됐다. 알파고는 초반 접전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아 155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백돌을 잡고도 패한 커제는 “후반에 심리적으로 느슨해진 게 패인이었다”며 “이것이 인간 최대의 약점일 수 있다”고 밝혔다. TV조선에서 해설을 맡은 이세돌 9단은 “가슴 아픈 바둑이었다”고 논평했다.

엄형준·권구성 기자,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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