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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인간계 넘어선 `알파고 마스터` 인간 적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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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마스터, 커제 완파..이세돌 때보다 더 '강력'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인간계 넘어선 알파고, 인간 적수가 없다.’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더 강력해진 모습을 드러냈다. 현 세계 바둑 챔피언이자, 중국 바둑 1위 커제를 가볍게 누른 것. 지난해 이세돌 9단과의 대결에서 보였던 약점도 사라졌다. 의외의 수에 당황하던 1년전 알파고와 달랐다.

25일 알파고 개발사 딥마인드의 데미스 하사비스 창업자와 데이비드 실버 리서치 사이언티스트 총괄은 중국과 한국 간 이원 생중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하사비스 창업자와 실버 총괄은 알파고 마스터가 지난 1년 스스로 학습하며 강력해졌다고 전했다.

실버 총괄은 “이전 알파고는 프로기사들의 기보를 갖고 학습했지만 업데이트된 알파고는 스스로가 스승이 돼 학습하고 있다”며 “특정 수를 넣고 스스로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사비스 창업자는 “알파고에 쓰여진 기술이 에너지 효율화 등에 쓰일 것”이라고 자신했다.

실제 커제 9단과 대결을 벌인 알파고 2017년 버전 ‘마스터’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대국했던 알파고보다 기력이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 알파고 마스터는 이번 커제 9단과의 대국에서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이 때문에 알파고가 인간을 봐준다라는 농담마저 취재진 사이에서 나올 정도였다.

알파고 마스터는 2016년 알파고보다도 앞선 기량을 보이고 있다. 알파고 마스터가 3수를 접어주고 시작할 정도의 실력이다. 웬만한 프로기사도 최소 3수 이상 앞선 채로 시작하지 않으면 알파고 마스터를 이기기 힘들다는 뜻이기도 하다.

국내 바둑 해설가로 활동중인 김성룡 9단은 “당시(2016년) 알파고는 커제 등 정상급 고수들이 충분히 상대할 만한 수준이었지만 기계적인 느낌이 강했다”면서 “지금은 완연한 인간 고수의 관록까지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바둑계는 앞으로도 알파고가 더 강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바둑 고수들의 랭킹을 환산한 사이트와 비교해도 알파고 마스터의 실력은 독보적이다. 알파고 마스터의 엘로(Ello) 평점은 4700점 이상이다. 커제 9단이 3620점이란 점을 고려하면 100점 이상 앞섰다. 엘로 평점은 상대 전적을 바탕으로 환산한 포인트로 바둑을 비롯한 여러 스포츠에서 각 개인별 랭킹을 따질 때 쓰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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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고 마스터는 효율성 면에서도 1년 사이 급격히 진보했다. 2016년 알파고는 구글 클라우드에서 50개의 TPU(Tensor Processing Unit)를 사용했다. TPU는 AI용 두뇌로 구글이 설계한 장치다. 이번 알파고 마스터 구동을 위해서 구글은 한 개의 컴퓨터에 수십개 TPU를 집적했다. 서버를 돌리는 데 사용되는 CPU(중앙처리장치) 갯수는 10분의 1로 줄었다. 전력 사용 효율성도 그만큼 향상됐다.

한편 알파고에 사용된 머신러닝 방식은 에너지 절약, 의료 진단과 헬스 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구글 포토에서 특정 인물의 사진을 검색해 찾거나 동물의 종을 구분하는 등에 쓰인다.

최근에는 구글의 데이터센터에도 쓰였다. 딥마인드의 AI 기술은 구글 데이터센터 냉각에 쓰이는 에너지를 40% 절감하는 데 기여했다. 하사비스 딥마인드 창업자는 “바둑 뿐 아니라 전 세계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떤 도움을 줄지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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