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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아프다고요!' 민병헌의 사구경계령… 높아진 위상의 후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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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권기범 기자] 두산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는 누구일까. 일격 장타를 갖춘 4번타자 김재환, 외모와 달리 누구보다 열정적인 공수겸장 양의지, 주전 자리를 꿰차기 위해 달려들고 있는 최주환 등 한 두명이 아니다. 하지만 그 중 이들이 활약할 수 있게 디딤돌이 돼주는 톱타자 민병헌의 역할은 곧 두산 공격의 시작점이다.

당연히 상대투수는 1회 처음부터 만나게 되는 민병헌이 부담스럽다. 은근 펀치력을 갖춘데다 선구안도 좋고 발도 빠르다. 그렇다 보니 최대한 경계하며 유인구를 뿌리게 마련이고, 이는 민병헌이 야구를 하면서 극복해야할 업보다.

하지만 사구, 이른바 몸에맞는볼은 얘기가 다르다. 150g 정도의 단단한 가죽공을 시속 150㎞의 속도로 맞는다면 온몸에 통증이 엄습한다. 머리에 맞는다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고, 자칫 사망까지 발생할 수 있는 흉기로 변한다. 그래서 직구의 헬멧 사구는 의도성 여부와 관계없이 곧 퇴장조치가 된다.

올해 민병헌은 몸에 맞는볼로 고생 중이다. 24일 현재 9개를 맞았고 김태군(NC)과 공동 1위다. 그간 리그에서 사구라면 최정(SK)을 떠올렸다. 13시즌 동안 192개의 통산 사구로 메이저리그에서도 7명 밖에 없는 200사구의 길을 향해가고 있다. 올해도 이미 8번을 맞아 공동 3위다. 그런 최정과 함께 민병헌이 올해 투수들의 몸쪽 승부에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 민병헌은 왼쪽손목까지 퍼렇게 멍이 들었다. 지난 18일 잠실 NC전 4회말 강장산에게 맞은 부위를 또 강타당했다. 23일 우천노게임 선언된 잠실 LG전 1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소사의 강속구가 그대로 왼팔을 직격했다. 팔꿈치 보호대를 했지만 넓은 부위에 멍이 들 정도로 충격은 컸고, 김태형 감독은 24일 경기에 민병헌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하고 9회말 대수비로만 기용했다.

올 시즌 민병헌은 공수에서 두산의 핵심이다. 타율 0.337(172타수 58안타) 6홈런 24타점에 OPS 0.881을 기록 중이다. 출루율만 따져도 0.404로 리그 9위로 준수하다. 무엇보다 개막 후 타격부침의 시기가 단 며칠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짧았고 슬럼프가 거의 없었다.

민병헌은 2006년 데뷔해 2015년까지 한 시즌 평균 6∼8개 사구를 경험했다. 하지만 타율 0.325에 16홈런으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한 지난 시즌에는 사구가 15개로 급증했다. 올해는 20개 이상의 페이스다. 그만큼 상대투수가 경계하고 있다는 반증이지만, 당하는 선수는 항상 조심해야한다.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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