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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김동환의 월드줌人] "죽을까봐 무서워요"…총기 두려움 호소한 흑인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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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진지해요. 정말로 죽을까봐 무서워요. 겁에 질려 있기는 우리 가족도 마찬가지고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6살 흑인 소년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총기 사건 앞에 두려움을 호소해 시선을 끌고 있다. 서로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며 평화를 주장한 소년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조회수 13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외신들에 따르면 제프레이 레이니(6)는 최근 페이스북에 게재된 4분여 분량 영상에서 “사람들은 서로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며 “일련의 총기 사건들은 세상이 무섭게 느껴지게 한다”고 말했다.

게시자이자 제프레이의 엄마 레안드라 치트햄은 CNN에 “영상 파급 효과가 클 줄은 몰랐다”며 흑인에게 총 겨누는 백인 경찰과 미국 사회를 뒤흔드는 인종갈등 문제 등이 조금이나마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영상을 찍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 사는 제프레이 레이니(6)가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총기 사건 앞에 두려움을 호소했다. 서로를 죽이지 말아야 한다며 평화를 주장한 소년 영상은 페이스북에서 조회수 13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촬영자는 제프레이의 엄마 레안드라다. 미국 CNN 영상 캡처.


레안드라는 6살 밖에 되지 않은 아들이 마음껏 뛰놀기는커녕 총기 사건을 슬퍼한다는 사실에 가슴이 쓰라리다. 그는 제프레이도 보통 아이라면서 단지 ‘어린이’로서 세상을 살아가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레안드라는 “영상을 본 사람 중 단 1명이라도 총기 사건에 휘말릴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면 우리는 제 몫을 다했다”며 “아들은 자기 영상이 주목받는 사실을 무척 반겼다”고 말했다.

“엄마, 사람들이 서로에게 총을 겨누지 않는 사회가 오겠죠?”

“그럴 거라 믿어, 아들아.”

제프레이와 레안드라가 최근 나눈 대화다.

세인트루이스는 ‘퍼거슨 사태’가 일어난 퍼거슨 시 근처에 있다. 퍼거슨 사태는 2014년 8월, 백인 경찰이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쏴 숨지게 한 뒤, 흑인들의 인권을 주장하면서 촉발한 대규모 시위 등을 말한다.

지난해 11월에는 세인트루이스 경찰관이 매복 총격을 받아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퍼거슨 사태 발생 2달 만인 2014년 10월에도 한 흑인 청년이 백인 경찰의 총에 맞아 사망한 일이 벌어진 바 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15 범죄통계 보고서(UCR)’에 따르면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가 미국에서 가장 위험한 도시로 나타났다.

2015년에만 세인트루이스에서 살인사건 188건을 포함, 총 5762건의 강력범죄가 발생했다. 세인트루이스의 빈곤율은 27.8%, 실업률은 6.1%로 알려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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