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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빚 내서 주식투자 7조60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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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거래융자 이달 들어 급증

지난달 주식 담보 대출 사상최대

주식시장이 달아오르자 빚을 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늘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 신용거래융자 잔액이 7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회사로부터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걸 뜻한다.

23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는 코스피(유가증권시장) 3조5074억원, 코스닥 4조954억원으로 총 7조602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6조7000억원대까지 내려갔던 신용잔액은 이달 들어 급증하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7조3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16일 7조4000억원, 18일 7조5000억원 선을 넘어섰다. 불과 3일(거래일 기준) 만에 7조6000억원대에 들어섰다.

중앙일보



신용잔액 역대 최고 기록은 2015년 7월 27일의 8조734억원이다. 2년 전 기록까지 가진 못했지만 최근 늘어나는 속도는 거침이 없다. 코스피와 코스닥 동반 상승세에 힘입어서다.

주가가 오르면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사람도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통계를 보면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 잔액은 23일 기준 14조4267억원으로 일주일 전인 16일(14조2733억원)과 비교해 1534억원 늘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13조원 수준이었는데 지난달 이후 14조원대로 증가했다. 주식담보대출 사상 최고 기록은 지난달 26일 14조6454억원이다.

증가하는 신용잔액은 증시 분위기를 반영한다. 증권사에 이자를 주면서까지 돈을 빌려 주식을 사들인다는 건 그만큼 추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의 기대가 높다는 의미다. 주식담보대출 증가 역시 비슷한 신호다. 하지만 증시 과열을 알리는 경고등도 된다. 급증한 신용잔액은 주식시장을 불안하게 만드는 뇌관이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단기 투자 목적이 크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투매(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대량으로 매도) 세력으로 변할 수 있다. 주가 급락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아직 시장에선 주가 상승의 기대가 더 크긴 하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종목별 매수세가 확대되고 있고 외국인 매수세도 지속 중”이라며 “23일 연기금에서 3000억원대의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주식시장 여건은 매우 양호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다음달 미국 기준금리 결정 등 증시를 흔들 수 있는 고비도 많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달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이를 전후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며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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