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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전용 84㎡ 분양권 16억, 하늘 찌르는 뚝섬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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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숲 주변 고층 주거단지 잇따라

강남 가까운데다 희소성도 돋보여

성수 재개발 구역은 50층까지 허용

분양가 높아 투자 전 잘 따져봐야

중앙일보

오는 30일 입주 예정인 서울 성수동 트리마제 아파트 전경. 왼쪽 멀리 갤러리아포레가 보인다. [황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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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후 지하철 분당선 서울숲역에서 한강 방향으로 3분쯤 걷자 우뚝 솟은 초고층 건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1가 ‘트리마제’ 아파트다. 최고 47층에 높이가 200m에 달해 주변 건물을 압도한다. 인근 랜드마크 단지로 통하는 ‘갤러리아포레’(45층·172m)보다 높다. 조경 등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이 단지는 오는 30일 입주를 시작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일대가 초고층 아파트 숲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숲을 끼고 40층 넘는 고급 주거단지가 잇따라 들어서는 데다 한강변 일대 50층 재개발사업에도 탄력이 붙었다. 압구정·잠실 등 강남권 재건축 추진 단지들이 서울시의 ‘35층 제한’ 방침에 막혀 초고층 개발을 못 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강남과 가까운 한강변 입지를 갖춘 데다 서울시의 35층 규제로 인해 희소성까지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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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엔 강북 주상복합의 대명사인 갤러리아포레가 2011년 들어선 데 이어 트리마제가 이달 말 입주한다. 갤러리아포레 동쪽으로는 대림산업이 짓는 ‘아크로 서울포레스트’가 초고층 대열에 합류한다. 최고 49층짜리 주상복합 단지로 다음 달 착공·분양 예정이다. 바로 옆에선 부영이 최고 49층 공동주택과 호텔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초고층 개발이 가능한 재개발사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낡은 주택과 공장이 밀집한 성수전략정비구역이 그것이다. 4개 구역 모두 50층까지 개발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 등으로 사업이 10년 가까이 지지부진했지만, 최근 주택경기가 좋아지면서 사업 추진이 본격화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압구정동과 마주하고 있어 시장의 관심이 많다.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4지구다. 지난해 조합을 꾸렸고 서울시 건축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1지구가 뒤이어 지난달 조합설립 인가를 신청했고 2·3지구는 조합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들 사업장의 개발이 완료되면 이미 입주한 단지와 합쳐 1만 가구 넘는 초고층 숲으로 바뀐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뚝섬 일대에 초고층 개발이 가능한 이유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35층 규제’를 내놓기 전에 정비계획 심의가 통과됐기 때문이다. 2015년 용산구 이촌동에 최고 56층 규모로 지어진 ‘래미안 첼리투스’처럼 말이다. 사업 초기 단계인 성수전략정비구역도 오세훈 전 서울시장 임기 중인 2011년에 50층 개발을 허용하는 정비계획이 고시됐다. 고정명 성동구청 주거환경개선팀장은 “최고 50층 아파트를 짓는다는 계획은 유효한 상태”라며 “서울시 건축심의 과정에서 층수가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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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덕에 가격도 상승세다. 트리마제 전용 84㎡ 분양권은 15억~16억원대로 분양가보다 1억~2억원 웃돈(프리미엄)이 붙었다. 한강이 보이는 로열층은 2억3000만원까지 웃돈이 붙어 거래됐다. 성수정비구역 1지구의 경우 대지지분 33㎡짜리 다세대주택 호가(부르는 값)는 6억5000만~7억원으로 6개월 새 1억원 정도 뛰었다. 인근 소망공인중개업소 우미자 대표는 “수요는 많은데 매도자들이 물건을 거둬들여 매물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뚝섬 일대의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본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초고층 단지가 모두 들어서면 뚝섬 일대는 마천루 부촌으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자 매력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기존 초고층 단지나 입주·분양을 앞둔 아파트 모두 가격(분양가)이 3.3㎡당 4000만~5000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덜한 재개발 구역도 지분 값이 최근 급등한 상태라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며 “사업 초기 단계라 주민 갈등 등의 변수도 부담 요소”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황의영 기자 hwang.eu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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