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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판교테크노밸리 직장인 “출근전쟁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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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24일 판교역(신분당선) 4번 출구 앞 버스정류장에 판교테크노밸리를 가는 버스를 타려는 시민들이 몰려 승차에 불편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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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8시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신분당선) 4번 출구. 지하철에서 쏟아져 나온 시민들은 버스정류장을 향해 뛰기 시작했다. 판교역과 판교테크노밸리를 오가는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서다. 수백명의 승객들이 순식간에 몰리면서 정류장은 북새통을 이뤘다. 놓치면 지각이라는 생각에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앞·뒷문 가리지 않고 뒤엉켜 올라타다 보니 22인승 버스는 금세 터질 듯 꽉 찼다. 팔이 걸려 문이 닫히지 않았는데 버스가 출발하는 아찔한 일도 벌어졌다. 이런 상황은 출근 피크타임인 9시까지 1시간가량 계속됐다.

판교테크노밸리 내 직장인들은 출근 때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다. 숨막히는 ‘지옥철’과 터질 듯한 ‘만원버스’에 시달리는 광경은 매일 아침 반복되고 있다. 주차난이 대중교통난으로 이어지면서 이런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인근에 4만여명이 근무할 ‘판교창조경제밸리’가 조성되면 사정은 더욱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 실태조사에 따르면 판교테크노밸리에는 700여개 IT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곳에 근무하는 직장인 수는 7만3000여명으로, 성남 거주자는 27.9%에 불과하다. 나머지 72.1%는 외지 거주자로, 주거와 직장이 분리되는 ‘직주분리 현상’이 심해 주차장과 대중교통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판교테크노밸리 내 전체 주차장은 2만2084면으로 예측 수요(2만3812면) 기준과 비교할 때 1728면이 부족하다. 공영 및 민영주차장이 있지만 판교역 주변에 몰려 있는 데다 민영주차장의 경우 월 이용료가 20만원 정도로, 10만~12만원 선인 인근 서현역보다 비싸다.

최근 성남시가 판교 내 구청사 예정 부지에 811대분 임시주차장을 확보하고 버스 노선을 9개 노선 51대 778회로 늘렸지만 역부족이다. 승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오전 8시~8시40분, 오후 5시50분~7시 배차 간격을 1~3분으로 좁혔지만 출퇴근 때 일시에 몰리는 수천명의 승객을 감당할 수 없는 형편이다.

성남시가 올 초 러시아워 1시간 동안 판교역에서 판교테크노밸리 방향 이동자 수를 분석한 결과, 보행자(32%)에 비해 버스 탑승자(68%)가 훨씬 많았다.

성남상공회의소가 지난해 말 판교 입주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기업경영 애로요인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주차난(5점 만점에 4.12)과 대중교통 문제(3.35)를 상위 순위로 꼽았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주차난과 대중교통난 해소를 위해 노면전차(트램)를 내년 개통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아직 착공도 못한 상태다. 올해 안으로 자율주행 셔틀버스 도입을 준비 중이지만 교통난을 해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판교테크노밸리 외곽 버스 노선을 확충하고 오는 8월 첫 입주를 앞둔 판교창조경제밸리 버스 노선도 신설할 계획”이라며 “판교역 출구 정류장 정차면 수도 기존 3개면에서 4개면으로 늘리는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최인진 기자 ijcho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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