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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줄어든 4대강 준설량…사라진 1조원 예산은 어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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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문제는 취재 기자와 한 걸음 더 들어갈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조택수 기자, 재퇴적이라는 게 파낸 모래가 다시 쌓이는 현상, 이것은 처음부터 사실 예상은 됐던 것이고. 결국 인위적으로 모래를 파낸 게 별로 소용이 없는 일이 됐다는 얘기가 되는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고,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데 수조 원의 예산을 낭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앵커]

이전 정부에서도 이 재퇴적 문제에 대해 여러 가지 논의가 있긴 있었습니다. 그런데 처음 계획했던 만큼 파내기는 한 건가요? 그러니까 완전히 다 파냈더라면 벌써 이렇게 많이 차지는 않았을 것 같기도 하고…

[기자]

2009년 말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에 당시 국토해양부 소속이었던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가 내놓은 4대강 살리기 마스터플랜을 먼저 보시면요.

4대강 전체 준설량은 5억 7000만㎥이고, 이 중 구간이 가장 긴 낙동강이 전체 준설량의 80%가량인 4억 4000만㎥로 계획돼 있습니다.

[앵커]

낙동강이 대부분이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완공된 뒤에 국토부는 준설은 4억 5000만㎥를 했고, 여기에 3조 8700억 원을 사용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니까 당초 계획한 예산보다 1조 3000억 원가량 줄어든 건데요, 준설량으로만 보면 1억 ㎥가량 덜 파냈다는 겁니다.

[앵커]

그럼 계획보다 실제 쓰인 총 사업비도 줄어든 건가요?

[기자]

바로 그 부분이 문제라는 지적이 높은데요, 먼저 전문가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염형철/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 충분히 현장조사를 하고 채취할 모래양에 대해서 적절하게 편성하지 않은 거고 그렇게 되면 합당하게 예산도 변경이 이뤄졌어야 하는데 그 변경이 있었는지 알 수도 없고, 결국은 약 1조원에 해당하는 예산이 증발된 셈입니다.]

[앵커]

말이 1조 원이지 이게 엄청난 액수인데, 그게 증발 됐다는 얘기 아니겠어요? 여기에 대해서 국토부에서는 뭐라고 하나요?

[기자]

이런 지적이 나오는 이유가 당시에도 전문가들이 이런 문제 제기를 했는데 제대로 된 설명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국토부 관계자와 직접 통화해봤는데요, 현지 여건 변동이라고만 설명했습니다.

즉 준설이 줄면서 남은 예산은 주변 생태환경 조성 등 다른 사업에 사용됐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내역은 밝히지 않았습니다.

[앵커]

어찌 보면 바로 이런 부분이 이번 감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는 내용이겠죠. 그런데 돈 문제 말고도 재퇴적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제가 아까 시작할 때 상류에 황폐화를 가져왔다고 했는데 그건 어떻게 된 얘기입니까?

[기자]

네, 재퇴적이라는 게 결국 자연이 스스로 예전 상태로 복원하려는 힘인데요, 모래를 파낸 자리에 물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모래가 다시 흘러와 쌓이는 겁니다.

그런데 이 모래가 나올 곳이 결국 상류밖에 없고, 상류에 모래가 모자라면 주변 지천에서도 흘러들어오는 게 문제입니다.

강 생태계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모래가 이동할 수밖에 없게 되면서, 상류와 주변 지천까지 황폐화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리포트에서 소개한 경북 영주의 내성천인데요, 예로부터 금빛 모래가 흐르는 강이라는 칭송까지 받았던 곳인데 지금은 거친 자갈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자연화, 즉 보 철거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죠. 물론 실제 철거로 이어질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되겠지만, 철거를 한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이라든가 비용이라든가 그게 또 막대하지 않습니까?

[기자]

말씀하신 것처럼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가정이라는 전제가 있기는 한데요,

전문가들은 16개 보를 모두 철거하게 되면 비용은 대략 3600억 원, 기간은 1년에서 1년 1반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도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가정이 있긴 한데, 만약 환경에 영향이 있다는 판단이 나오면 그 부분들을 정리하고 해야 하기 때문에 기간은 조금 더 길어질 수 있습니다.

[앵커]

철거도 그렇게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철거하는 것이 더 이익이라면 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하는 것이 4대강 반대하는 분들의 의견이기도 합니다.

조택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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