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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文정부 첫 청문회…차분하게 진행된 野 도덕성·자질 검증(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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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청문회서 자료제출 등 의혹 놓고 날선 공방

이낙연, 낮은 자세로 답변…의혹 해명에 집중


(서울=뉴스1) 박상휘 기자,김정률 기자,박승주 기자,이정호 기자 = 여야는 24일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지명된 이낙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직계가족을 둘러싼 의혹 등 도덕성과 자질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9년만의 정권교체로 여당의 입장으로 청문회에 나선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자를 적극적으로 엄호하면서 국정 과제와 관련한 질의에 주력했고, 자유한국당을 위시한 야당은 '현미경 검증' 기조로 신상검증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의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솔직하게 시인하면서도 아들의 군면제와 증여세 탈루 등 나머지 의혹은 적극적이지만 '낮은 자세'로 답변하며 청문회를 풀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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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17.5.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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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이낙연 아들 어깨탈구 병역면제 의혹에 집중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 가운데 특히 아들의 병역면제 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소위 불안정성 대관절이라는 것이 병역면탈 방식으로 악용돼 왔지만 일반적으로 어깨 탈구"라며 "정말 탄원서를 제출할 정도로 심했는지 의문이고 후보자가 관련 기록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도 "아들의 병역면제와 관련해 총리 후보자가 탄원서를 제출한 것이 진정성 없는 할리우드 액션이 아니냐는 의혹을 관계자들과 의사들이 우리에게 제보를 해왔다"며 "실제로 (후보자 아들은) 2001년 군에 현역으로 가기로 돼 있었고 자원입대 신청서도 냈는데 그 뒤 2002년 수술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병역 면제 판정이 2002년이었고, 그 뒤로 치료를 위해 노력했다"며 "그런데 그 후에 다시 뇌하수체 종양이 발견돼 목숨을 건 뇌수술이 있었고 사후관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재신검을 포기했다"고 해명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자제분의 병적기록표를 보면 군대를 면제받으려 꾸준히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체검사 3급을 받을 때 부비동염(축농증의 하나)으로 판정을 받았는데 이는 병원에서 진단서를 끊어야 하고 이것은 내가 군대에 가기 싫다는 의사표시"라고 질타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입영날짜 2~3개월을 앞둔 시점에서 운동하다가 심각한 상처를 입었다"며 "(몸이) 허약한 자식을 둔 부모 심정 이해해 달라. 아들이 전신마취 수술을 4번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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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마이크를 테스트하고 있다. 2017.5.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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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세 탈루 의혹…배우자 그림 강매?

강효상 자유한국당 의원은 이 후보자의 아들이 사용한 아파트 전세금에 대한 증여세 의혹을 거론했다.

이 후보자는 이와 관련해 전세자금 3억4000만원 중 아들이 낸 것은 1억원이고 그중 4000만원은 예금, 2000만원은 차 판매 대금, 4000만원은 축의금이라고 해명했다.

그러자 강 의원은 "축의금이 도대체 얼마나 들어왔길래 4000만원이나 남았나"라고 따져 물었고, 이 후보자는 "결혼식 비용은 사돈 측에서 댔다"며 "부끄럽지만 당시 제가 지사 선거 중이라 몹시 쪼들리던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사돈 측에서 낸 아파트 대금과 그에 따른 증여세 대해서는 사돈 집안일이라 묻지 못했다고 답했다.

배우자의 그림 강매 의혹과 관련해서는 "제가 공직에 있었기에 이런 오해가 생기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있다"며 "앞으로 공직에 있는 동안 어떠한 전시회도 하지 않기로 아내에게 약속을 받았다"고 몸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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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2017.5.24/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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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장전입 의혹엔 "몹시 처참" 시인…표현도 '낮은 자세' 지향

이 후보자는 배우자의 위장전입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배우자가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남 논현동에서 실제 거주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후보자는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는 '(교사인 배우자가) 강남교육청에 소속된 학교에 배정받기 위해 위장전입을 했느냐'는 물음에 "그렇다. 그러나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이 후보자는 "몹시 처참하다"며 "제가 왜 좀 더 간섭하지 못했나, 어리석은 생각에 그런 일이 저질러졌구나 하는 후회도 든다"는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이 후보자는 대답을 시작할 때 "작은 변명이 허용된다면"이라고 말하며 운을 떼는 등 표현에도 주의를 기울이는 모습이었다.

또 특위 위원들의 지적에는 "명심하겠다"는 대답을 남겼고, 예상을 벗어난 현안과 관련한 질문이 나왔을 때는 "공부가 부족했다. 알아보고 답변을 드리겠다"고 하는 등 낮은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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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17.5.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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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지 바뀐 여야, 자료제출 공방…野는 '문자폭탄' 성토

여야는 이날 청문회가 시작되자마자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자료 제출을 놓고 강하게 맞붙었다.

자유한국당은 이 후보자의 자료제출이 부실하다고 지적하며 보이콧도 거론했고, 여당은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정권에서 지명됐던 총리 후보자들의 자료제출이 더 부실했다고 맞받았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경대수 의원은 "후보자 아들의 병역과 부동산 등을 검증해 사실을 밝히고 국민에게 알려야 하는데 아직도 기본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아 심히 유감을 표시한다"고 말했고, 제윤경 민주당 의원은 "황교안 전 총리는 후보자 외 제출을 거부했고 이완구 전 총리도 본인과 배우자 외 자료 공개를 거절했다"고 응수했다.

야당 의원들은 후보자의 검증 과정에서 이른바 '문자 폭탄'이 쏟아지고 있다며 유감을 표명하기도 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이날 오후 인사청문회가 속개되자마자 신상발언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자들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문자를 보내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자유한국당은 논평을 내고 "자신들과 생각이 다르다고 무작정 문자 테러를 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라며 장외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park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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