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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아이돌 징크스②] ‘7년차 위기’, 왜 유독 걸그룹에게만 일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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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지난 23일 그룹 씨스타의 해체 소식이 전해졌다. 불과 하루 전 소식이긴 하지만, 갑작스러운 이별 소식에 대중과 팬들은 아직까지도 어리둥절한 상황이다. 자신들만의 섹시 콘텐츠를 유지해오며 신곡마다 히트를 쳤던 씨스타이기에, 이들이 알린 헤어짐은 충격이 컸다.

씨스타의 해체는 소위 ‘7년차 징크스’라는 수식어로 불린다. 씨스타는 계약만료시점인 7년차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팀과 개인활동의 갈림길에 서 있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개인활동을 택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씨스타가 여전히 잘나가는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해체를 선택했다는 것, 그리고 그 씨스타는 보이그룹이 아닌 걸그룹이라는 것이다.

전례들을 살펴보면 ‘7년차 징크스’는 유독 걸그룹에게만 가혹하게 적용된다. 최근에만 투애니원(2NE1), 원더걸스, 레인보우, 포미닛, 카라 등이 해체를 했다.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사랑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길로 나서 대중을 놀라게 한 팀들이다. 더 나아가 시크릿, 에프엑스(f(x)), 소녀시대, 미쓰에이(missA) 등은 팀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7년차를 기점으로 팀보다 개인활동이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해체한 7년차 보이그룹은 제국의 아이들, 비스트, 엠블랙 등 몇 그룹 없다. 그마저도 논란이 있었거나 팀 활동 부진, 불가피한 사왕 등 해체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한 팀들이다. 빅뱅, 인피니트, 틴탑, 비원에이포(B1A4) 등은 7년차의 고비를 넘고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곧 7년차를 맞는 빅스, 비에이피(B.A.P), 비투비, 엑소 등 역시 뜨거운 인기를 얻으며 위상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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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아이돌 시장에서 걸그룹과 보이그룹은 다른 형태로 소비가 이뤄진다. 보이그룹은 지속 가능한 성장스토리와 콘셉트에 초점이 맞춰진 반면, 안타깝게도 걸그룹은 성(性)적으로 해석되고 이미지가 소비되는 경향이 크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아이돌 평균 연령이 10대로 내려갔을지라도, 보이그룹은 연차가 쌓이고 나이를 먹은 것이 오히려 하나의 성숙된 모습으로 받아들여진다. 걸그룹은 주로 단편적인 소비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아이돌로서 활동할 수 있는 나이의 한계를 맞게 된다.

최근에야 걸그룹도 3부작 시리즈, 소녀와 여자 사이 등 연결고리를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을 구체화하고 있다지만, 2세대 걸그룹이 활동하던 당시에는 지금 펼치는 무대 하나하나만 보여질 뿐이었다. 현재 인기를 얻고 있는 트와이스, 여자친구, 레드벨벳, 러블리즈 등 3세대 그룹들보다 7년차의 고비를 넘길 수 있는 가능성이 현저히 낮은 환경이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는 팬덤 규모와 결속력으로까지 이어진다. 보이그룹 팬덤은 아이돌 시장에서 주소비층을 이루고 있다. 걸그룹 또한 탄탄한 팬덤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보이그룹보다는 대중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이다. 보이그룹이 단독 콘서트를 수차례 개최할 동안 걸그룹은 중견그룹이 되어서야 작은 규모로 첫 단독 콘서트를 할까 말까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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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7년차를 맞은 그룹이 아니더라도, 보이그룹과 걸그룹을 대하는 시선과 이들의 성과를 보면 명확한 차이가 드러난다. 예를 들어 ‘프로듀스 101’의 여자 편에서 탄생한 아이오아이(I.O.I)가 모두에게 응원 받는 국민 걸그룹으로 떠올랐다면, 남자 편 멤버들은 대중적이라기보다 시즌1 때와 비교할 수 없는 규모의 팬덤과 서포트, 동영상 조회수 등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팀 활동기간이 길어질수록 개인이나 유닛 등으로 활동하며 개인 브랜드 형성과 연예계 생존의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걸그룹은 상대적으로 보이그룹에 비해 팬덤의 충성도라든가 콘텐츠의 집중도 자체가 떨어진다. 그러다 보니 걸그룹이 팀을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고 전했다.

이어 강 평론가는 “걸그룹 시장 자체가 침체되어 있다. 누군가가 시장을 재패해야 시장이 활성화된다. 거대 팬덤을 가지고 독주하는 걸그룹이 있어야 하는데, 데뷔하는 팀의 숫자와 별개로 우위를 점하는 걸그룹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라면서 “이런 상황 속 걸그룹이 많은 팀들과 경쟁을 하고 시장을 이끌어가기에는 힘들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lshsh324_star@fnnews.com 이소희 기자 사진=각 소속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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